[이데일리 박성호기자] 대형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장금리의 2배에 달하는 고금리로 발행, 업체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 실적은 이날 현재 7700억원에 달한다. 작년 동기 9407억원에 비해 1696억원(19%) 줄어들었으나 2007년 동기(2400억원)에 비해서는 53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채권 발행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대형건설업체들이다. 대형건설업체들은 향후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운용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고 있다.
이들 대형건설업체들의 회사채 금리는 시중 기준금리보다 4~5% 높게 정해져 있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작년보다 적게는 1~2% 이상 올려서 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건설업체들로서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 작년 7월 6.72%로 1200억원의 사채 발행에 성공했던 롯데건설은 올해 초 작년보다 1.7%포인트 높은 8.4% 금리로 사채를 발행했다. 현대산업(012630)개발 역시 지난달 8.7~ 8.9%(작년 3월에는 6.17%로 발행)의 금리로 2200억원의 사채를 발행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대형건설업체들이 시중 금리보다 월등히 높은 금리로 사채를 발행하자 시중 자금이 건설사 회사채 시장으로 다소 몰리고 있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건설업계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 대비 수익성이 월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건설업체들은 자금 조달의 목적으로 회사채 시장을 이용하고 있는 반면 중견건설업체들은 채권 발행 성공 여부를 확신하지 못해 발행을 주저하고 있다. 자칫 실패할 경우 회사에 잘못된 소문이 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
실제 올해 기발행된 7700억원 중 동부건설(005960)이 발행한 100억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A등급 이상 건설업체들이 발행한 물량이다. 건설경기가 좋았던 2007년 3월초까지 발행한 2400억원 중 3개 업체 1200억원(50%)이 BBB급 중소건설업체였던 것과는 대비된다.
게다가 동부건설의 경우 발행 금리가 9.9%에 달해 중견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중견업체 관계자는 "시중 금리는 내려가고 있지만 건설업체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업종 리스크가 금리에 가산돼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견건설사들의 채권은 투자자들의 선호도 적어 발행에 실패할 경우를 우려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올해 건설사 회사채 발행 현황(3월 9일 기준)
-발행 완료 회사채
1월23일 롯데건설 500억원(8.7%)
2월10일 현대산업 1400억원(8.7%)+400억원(8.8%)+400억원(8.9%)
2월12일 롯데건서 800억원(8.4%)
2월13일 GS건설 1000억원(8.5%)
2월18일 동부건설 100억원(9.9%)
2월20일 포스코 1000억원(6.3%)+1000억원(6.8%)
2월27일 신세계 1100억원(8.5%)
-발행 예정 회사채
대림산업 1500억원(8.3%)
롯데건설 1000억원(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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