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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백인들의 축제 `삼성 나스카`를 가다

김기성 기자I 2008.04.07 12:30:00

나스카, 백인들의 축제..25만명 운집
삼성, 나스카 통한 백인층 공략 가속화

[댈러스=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미국 댈러스공항을 헬기로 이륙한지 10여분이 지난 6일(현지시간) 오전 8시40분. 미식 축구 슈퍼볼과 함께 미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로 꼽히는 개조자동차경주대회 `나스카`의 텍사스 경기가 열리는 `텍사스 모터스피드웨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헬기에서 내려다본 100만평에 육박하는 경기장 주변의 주차장은 마치 거대한 캠핑장을 연상케 했다. 며칠전부터 몰려든 레저차량으로 꽉 들어차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도 이른 아침부터 대회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드는 차량행렬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 25만명이 운집한 `텍사스 모터스피드웨이`
뿐만 아니다. 초대형 경기장내 트랙안쪽 공간에 있는 인필드 주차장에도 레저차량이 발디딜 틈없이 들어서 있었다. 대당 주차비용이 무려 평균 1만달러에 달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단독 후원해 대회 공식 명칭이 `삼성500`으로 붙여진 `나스카` 텍사스경기.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경기장밖 주차장은 물론 인필드 주차장에선 아침일찍부터 맥주와 바베큐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나스카..단순한 스포츠 넘어선 백인들의 축제

헬기에서 내려 자동차경기장 안으로 들어서니 입이 딱 벌어졌다. 잠실운동장 5~6개가 들어설 만한 초대형 경기장이었다. 1.5마일 자동차경주 트랙 주위에 만들어진 관람석이 무려 20만개에 달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기 전 빈 좌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인필드 주차장내 레저차량 주변에서 구경하는 수만명을 합치면 관람객은 무려 25만명에 이른다.

▲ 경기장내 인터필드 주차장에서 바베큐 파티를 벌이고 있는 관람객들
특히 놀랄만한 것은 대부분이 백인이라는 점. 흑인, 헤스페닉, 아시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스카`가 백인들의 전유물로 비유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경기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피터 슬레이터(Peter Slater)(29)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그 자체가 좋다"며 나스카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선 대형 축제임을 강조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왔다는 히스 피콕(Heath Peacock)(34)은 "나스카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며 "너무나도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경주는 매력 포인트를 넘어 자동차 기술발전에도 공헌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경기에 앞서 인기 그룹사운드의 초청공연이 벌어지자 축제분위기는 본궤도에 올랐다. 이어 43명의 레이서가 차례로 소개되자 경기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오후 1시께. "엔진 시동을 거세요"라는 신호와 함께 차량들은 사전의 순위선정 경기 순위에 따라 두줄로 도열해 서서히 트랙을 돌았다. 얼마 후 경기 시작을 알리는 녹색기가 펄럭이자 43대의 차량은 굉음을 울리며 쏜살같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경기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해버렸다.

◇삼성전자, 나스카로 정통 백인층을 공략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나스카를 단독 후원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 삼성이 후원한 개조자동차
이에 대해 손대일 삼성전자 미국 휴대폰 법인장은 "미국사회의 주류인 백인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전략이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005930)가 외국기업이 아닌 현지기업이라는 인식을 백인들에게 자연스레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전략은 먹혀들어가고 있다.

히스 피콕은 삼성의 나스카 후원이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그의 삼성 `블랙잭2폰`을 꺼내들었다. 또 "집에는 삼성 TV도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자원봉사자인 마이크 살터(Mike Salter)는 "삼성 휴대폰의 기능은 매우 뛰어나다"며 "특히 언제 어디서나 애들을 위해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기능이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미국 유통업체인 라디오색과 함께 텍사스 대회 공동 후원사로 참여해오다 지난해부터 단독 후원으로 전환했다. 외국기업이 단독으로 나스카를 후원하기는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나스카 텍사스 경기가 `삼성 500`으로 불리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만 2500만달러의 광고효과를 얻었다. 또 지금까지 통신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행사기간내 60만대 이상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나스카는 어떤 자동차경주인가


나스카(NASCAR)는 미국내 대표적인 자동차경주 대회로 F1(Formula1), 카트(CART)와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경주 대회로 꼽힌다.

F1 차량이 전용 경주용차인 것과 달리 나스카 차량의 겉모습은 세단 형태다. 그래서 개조자동차 경주대회로 불린다.

나스카는 1년에 28개 지역에서 36차례의 대회를 치른다. 삼성전자가 후원한 텍사스대회는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지난해 한 경기 평균 12만5000명의 관중이 모였으며 평균 TV시청률은 11%로 슈퍼볼 다음으로 높았다. 미국 인구의 25%인 7500만명이 나스카의 팬으로 추정되고 있다.
 
텍사스 경기의  상금은 총 500만달러. 우승자는 50만달러를 받는다. 이번 경기에선 애플랙 후원을 받은 칼 애드워드(99번)가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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