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자동차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만 알려졌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외국 업체와의 제휴와 수출을 강화하며 해외 시장을 향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유명 외국 자동차업체들 역시 중국산 자동차의 확산에 한 몫 한다. 고유가로 고가차 판매가 줄자 중국의 저렴한 땅 값과 인건비를 이용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추세. 혼다와 다임러 등의 이름표를 단 중국차들이 국제 무대에 선 보이고 있다.
◇브릴리언스, 유럽으로 수출路 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중국의 브릴리언스 차이나 오토모티브 홀딩스가 3000대의 세단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내용의 거래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상대 회사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브릴리언스는 `미니버스`로 가장 유명하지만 `중화(Zhonghua)`라는 브랜드명으로 세단도 판매중이다. 또한 독일 명품차 업체인 BMW과 합작사를 설립, 합작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회사 측은 "영국명을 가진 한 유럽 자동차 트레이딩 업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브릴리언스 차이나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더 견고해 질 것"이라고 자평했다.
중국은 저가 자동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지난해 처음으로 `순 자동차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자동차 수출은 17만2800대로 전년비 27% 늘었으나 수입은 16만1600대로 정체, 처음으로 수출이 수입을 앞질렀다. ☞中 자동차 순수출국 변신..통상마찰 불보듯
중국은 그간 트럭이나 저가형 경차를 중동과 러시아,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요즘들어 세단 등 중형차로 수출 품목을 확대하는 추세. 브릴리언스의 이번 계약으로 유럽으로도 발을 넓히게 된 셈이다.
◇다임러, 체리에 소형차 아웃소싱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시장중 하나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주요 자동차 부품 생산에 있어 많은 기술들을 개발해 왔고, 이에 따라 점점 더 매력적인 생산 기지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혼다는 지난해부터 유럽으로 수출할 소형차를 중국 광저우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임러 크라이슬러 또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해외 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해외 업체로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최근 중국 체리 오토모빌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협상이 성공할 경우, `닷지(Dodge)` 브랜드로 미국과 유럽에 수출되는 초소형차를 체리가 생산하게 된다.
이 같은 판단은 고유가로 인해 주력종목인 SUV와 픽업트럭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 경쟁력 강한 저가 소형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싼 임금과 땅 값을 이용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미 노동자 1명의 임금은 중국 노동자 18명의 임금과 맞 먹는다. 크라이슬러의 톰 라솔다 이사는 "크라이슬러가 저가 소형차 사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파트너십을 통해 생산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