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한국과 미국의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정부가 30년 만기 국채 발행을 중단키로 한 이후 미국의 장기 국채 가격은 크게 올랐다. 주식시장은 NAPM 지수와 개인 소비지출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채권시장은 국채 30년물을 대신할 새로운 장기 채권을 찾기위한 스프레드 재편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내년 하반기를 겨냥한 주가 상승에도 대응해야한다.
표면적으로 미국은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가격은 오르고 그 이하 단기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30년만기 국채는 발행 중단에 따른 프리미엄이 붙어있고 10년 국채는 새로운 장기채권으로 부상했다. 단기 국채는 미국 정부의 단기채 발행 집중 우려로 가격이 떨어졌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눈여겨봐야할 것은 10년만기 미국 국채의 움직임이다. 미국 정부가 30년 만기 국채 발행을 중단한 것은 10년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0년 국채 수익률은 모기지에서 회사채까지 경제 활동의 거의 전 영역에서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단기금리 하락에 비해 10년 국채 수익률이 덜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금리 인하로 경기를 띄우겠다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수단이 필요해진 것.
"연준리"(단기금리 인하)라는 선발 투수를 너무 혹사시켜 지친 기운이 역력해지자, 벤치(미국 정부)는 "초특급 구원투수"를 쓰기로 한 것이다. 바로 "30년 국채의 퇴출" 전략이다.
일단 벤치의 전략은 성공하는 듯했다. 장단기(30년 국채-2년 국채) 스프레드가 230bp로 9월 테러이후 가장 많이 좁혀졌다.
그러나 구원투수가 등판한 지 2일째되는 1일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의 행동에 이상 조짐이 나타났다. 개장초 10년 국채는 전날대비 9bp나 떨어지는 등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NAPM 지수나 개인소비 지출 등도 채권시장에 유리하게 발표됐다.
문제는 주식시장(타자)이었다. MS의 독점 분쟁이 해결 기미를 보이고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10년 국채 수익률 하락에 제동이 걸린 것. 여기에 GM과 포드의 10월 매출이 늘어났다는 소식이 보태지면서 수익률 낙폭은 1bp로 줄어들었다.
10년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전날처럼 급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등하며 마감한 것이다.
미국 정부의 초특급 구원투수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60년대에도 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장기국채 발행을 중단하고 단기국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 전례가 있다. 이같은 인위적인 조작이 당시에는 실패했다고 한다.(This is not the first time that interest rates have been artificially manipulated. The Treasury and the Fed engaged in Operation Twist in the early ‘60’s where they attempted to defend the dollar by issuing more short dated debt than longer dated debt (by the way, Operation Twist failed).-D.A. Davidson"s Mary Ann Hurley.)
미국 정부는 대 테러 전쟁을 수행하면서 경기를 부양시켜야하는 복잡한 정치, 경제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 채권시장의 구원투수는 전반적으로 금리 수준을 낮춰 소비를 촉진시키고 기업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만드는 임무를 띠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구원투수는 경기 방향의 중요한 신호인 "주가상승"으로 등판 직후 약간의 난조를 보이고 있다. 구원투수가 실점을 해도 주식시장이라는 타자들이 추가 득점을 올려 게임에 이기면 벤치는 대만족이다.
김병현 선수가 다음 월드시리즈 경기에 등판해서는 공을 더 잘 던져주기 바라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는 선발 투수진이 강하고 타자들도 잘한다. 구원투수는 팀이 위기일 때 빛을 발하지만 경기가 순조롭게 풀리면 등판 기회도 없고 존재 의미가 약해지는 묘한 위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