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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교육부는 9.7 주택 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불필요한 기부채납 제한 등의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학교용지 관련 기부채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교육청에서 과도하게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있다”며 “이에 기부채납에 한도를 설정할 필요가 있어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5월 관련 내용을 개선해 달라며 교육부에 요구했고, 대한주택건설협회는 교육부와 협의 하에 주택산업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황이다.
특례법에 따르면 정비사업 과정에서 가구 수가 종전 대비 300가구 이상 늘어날 때 조합 등 정비사업 시행자는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늘어나는 학생 수만큼 학교용지를 교육청에 제공해야 한다. 학교 용지를 내기 어렵다면 ‘학교용지 부담금(분양가액의 0.4%)’을 내도록 하고 있다.
정비사업 시행자들은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교육청의 교육환경영향평가 인가를 조속히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특례법이 정한 학교용지 조성·공급이나 부담금 규정보다 더 많은 기부채납을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보니 정비사업 시행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교육청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건축·재개발을 하더라도 늘어나는 학생 수가 많지 않아 학교용지 부담금은 얼마 나오지 않는다”며 “부담금만 내고 끝나는 사업장도 있지만 부담금을 냈음에도 이런 저런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일조량이 줄어든다며 난방기 설치를 요구하거나 경사로가 있어 학생들이 미끄러질 수 있다며 열선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책상·의자, 창문틀 교체해달라, 체육관 고쳐달라 등 요구하는 내용도 천차만별”이라고 덧붙였다.
특례법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가 학교 용지 또는 학교 시설을 무상공급하는 등의 조치를 할 경우 부담금을 면제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재는 의미없는 규정에 불과하다. 부담금보다 기부채납 액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학교 시설을 무상공급하는 등의 기부채납에 대한 별도 규정 자체가 없다. 이 부연구위원은 “정비사업으로 늘어나는 학생 수가 거의 없어 학교 증축 등이 필요 없는데도 교육청 인가를 빨리 얻기 위해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비용들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종의 ‘패스트트랙’ 비용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 수 줄어드는데 “법정 부담금의 13배 요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선 사업시행자는 주택 정비사업으로 늘어나는 가구 수, 유동 인구 등을 고려해 도로, 공원 등 기부채납을 전체 사업 면적의 8% 범위 내에서 하도록 하고 있는데 학교 관련 기부채납만 이를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대전 지역 사업장의 경우 학교용지 부담금만 따지면 33억원이었지만 실제 학교 관련 기부채납 비용은 부담금 대비 13배가 넘는 450억원에 달했다. 경북 1000가구 규모의 주택건설 사업장의 학교용지 부담금은 63억인 반면 기부채납 약정 비용은 115억원에 달했다. 학교 관련 기부채납으로 정비사업 사업성 자체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수백억 원을 들여 학교를 증축했지만 정작 학생 수 부족으로 교실이 텅텅 비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기 이천시 백사지구(2개 단지·1861가구)는 초등학생 400명, 중학생 168명을 예상한 교육청 전망에 따라 초등학교 18학급, 중학교 8학급을 증축했지만 정작 1단지 입주시기가 다가오자 늘어난 학생 수는 초등학생 30명, 중학생 10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학교 시설 무상공급 등 기부채납과 관련된 한도를 정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다만 전체 정비사업에서 요구되는 기부채납 한도가 전체 사업면적의 8%(감정평가액으로 산정)로 정해져 있는 만큼 학교 시설 무상공급 등에 대한 기부채납도 이 범위 내에서 한도가 정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사업 시행자가 도로에서 상한선을 꽉 채워 기부채납을 했어도 학교 관련 기부채납을 하지 않을 경우 교육청 승인을 받기 어렵다”며 “시행자가 도로, 학교 등 전체를 고려해 총액으로 기부채납을 하면 상위 기관이 이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