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녁을 함께하던 지인은 고교생 자녀 이야기가 나오자 이같이 말했다. 대학생 자녀를 둔 다른 지인도 맞장구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변에선 자녀 또는 후배들과 소통이 어려운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회사에선 후배와, 퇴근 후에는 자녀와의 대화를 최소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가진 이들은 하나같이 “나 때는 안 그랬는데…”라고 말한다. 세대 차라고 보기엔 강도가 조금 더 세져서다.
그래서 이데일리는 이 의문을 풀기 위해 최근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출생한 ‘Z세대(Generation Z·젠지세대)’ 중 ‘젊은 젠지’에 속하는 2000~2007년생(18~25세) 151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8~25세 젠지(Gen Z) 세대 2명 중 1명 이상은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부모세대와 비교했을 때도 48.1%는 ‘덜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0대 청소년에서 하루아침에 성인의 역할을 기대받는 연령대에 진입하며 이들의 저변에 깔린 심리적 불안감에 취업난, 고물가 상황까지 더해져 이들의 행복을 저해하고 있었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게 하는 원인에 대해 △취업·직장 스트레스(50.4%) △경제적 어려움(49.8%) △학업·진로 고민(33.4) 등을 복수로 꼽았다.
빨리 달리는 차가 사고도 많은 것처럼 고도압축 성장기를 거치며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부분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대상이 우리 아이들이다. 경제발전 정체 속 기회는 과거보다 더 줄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어릴 때부터 친구를 동료가 아닌 내가 밟고 일어서야 할 존재로 인식하며 이 과정에서 외로움은 우울로 번졌다. 스스로 털고 일어설 힘도 키우지 못한 채 성인기로 진입해 ‘대기업 정규직’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피튀기는 경쟁을 또 한 번 거쳐야 한다.
정신건강 전문가는 이들의 정신건강이 노인세대에 못지않게 소진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과 고립,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설레는 첫 사회생활에 무기력하게 맞는다. 스트레스 감수성도 높아 하루 이틀 출근하다 나와는 맞지 않는 일이라며 쉽게 포기해버린다. 이들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하루 이용시간 수면시간 8시간 제외 시 하루 3.6시간)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세상을 바라본다. 마음만 먹으면 세계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검은 유혹도 도사리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때문에 이들은 늘 ‘좋은 인간관계(가족, 친구, 연인 등 59%)’를 늘 갈망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깊은 관계 맺기는 늘 시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무엇일까. 혼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기회와 자율성을 부여하고 성취감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기성세대는 이들에게 단발성 용돈보단 어깨를 두드려줄 수 있는 여유 있는 시선과 응원이 더 필요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들이 스스로 선택할 권리와 책임질 기회를 갖는다면 청년들의 정신건강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건강한 청년을 키우기 위해 온 국가가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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