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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했다. 하마스는 관련 성명을 내고 하니예가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수장 등 이집트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니예의 이번 이집트 방문은 전날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인질 석방을 위해 다시 한 번 일시 휴전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직후에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아직 약 130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초에도 하니예가 이집트를 방문한 뒤 인질 석방에 합의하고 같은 달 24일부터 일시 휴전했다.
이스라엘은 또다른 중재국인 카타르를 통해 여성과 고령 남성 등 약 40명의 인질 석방을 대가로 일주일 간 일시 휴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은 전날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만나 새 협상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일시 휴전과 별개로 하마스에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 파괴, 인질 석방, 가자에서의 위협 제거 등 우리가 세운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모든 하마스 테러리스트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죽음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항복이나 죽음 두 가지뿐”이라며 “우리가 멈출 것으로 생각한다면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인질 석방을 위한 일시 휴전은 받아들이겠지만,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전까지 정전은 없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국제사회의 정전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표명한 미국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의 목표는) 민간인들의 고통과 희생을 최소화하고 남은 인질들을 가족들에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면서 최대한 빨리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일시 휴전 논의에 대해 “진지한 협상”이라며 “어딘가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2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