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철규·박성민 이어 임명직 당직자 사퇴…'선거 참패 후폭풍'(종합)

경계영 기자I 2023.10.14 10:12:40

''강서구청장 보선 책임자'' 이철규·박성민 사임
박대출 등 임명직 당직자도 "당 발전 위해 사퇴"
인적 쇄신 이어 총선 ''특단의 대책'' 강구할 듯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에서 선거 사무를 총괄한 이철규 사무총장과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에 이어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14일 전격 사임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한 이후 책임론이 불거지자 이들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을 향한 혁신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당직자의 사임을 시작으로 당 쇄신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철규 사무총장부터 임명직 당직자 줄줄이 사의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해 국민의힘 사무총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하루속히 당이 하나 돼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성민 부총장도 이 사무총장이 글을 게재한 지 한 시간가량 후 자신의 SNS에 “당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보직을 사임한다”며 “우리 정부와 당의 성공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백의종군 하겠다”고 적었다.

사무총장은 당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로 내년 총선에서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당직으로 꼽히고 전략기획부총장이 이를 보좌한다. 박성민 부총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최일선에서 보궐선거를 지휘했던 만큼 선거에서 진다면 책임 지겠다는 각오를 했다”며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당의 안정과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당은 구체적 사퇴 대상자를 밝히진 않았지만 김기현 당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단(김병민·조수진·김가람 최고위원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을 제외한 당 지도부가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임명직 당직자는 이철규 사무청장과 박성민 부총장 외에 배현진 조직부총장과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 등이 있다.

박대출 의장은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당의 발전을 위해 내려놓겠다”고 적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튿날인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직자들이 회의실 출입문을 닫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기현 “당 체질 개선 고민”…與 대응에 관심

국민의힘은 10·11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7.15%포인트 차로 크게 패배한 직후 당 지도부에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임명직 당직자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날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과 1 대 1 면담을 진행했고 일부가 김 대표에게 인적 쇄신을 포함한 고강도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임하면서 국민의힘의 쇄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혁신위원회 성격의 미래비전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하는 등 총선 준비 시점을 앞당겨 총력을 쏟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5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당 쇄신 방안 관련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들과의 연이은 개별 면담을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에 대해 우리 당을 어떻게 체질을 개선해서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 것이냐가 핵심 과제”라며 “여러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후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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