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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심리)에도 연말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시장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미국 역대 2위 규모의 SVB 도산으로 인해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추고 연말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SVB는 대규모 예금 인출에 직면한 뒤 증자에 실패하면서 매각을 추진했으나, 당국이 은행을 폐쇄하고 정부관할로 전환했다. 이에 연쇄적인 미국 소규모 은행 도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이 부활했다. 이에 지난 주말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약 29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국채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2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31만1000명 증가하며 예상치(22만5000명)을 상회했지만, 임금상승이 전월비 0.2%에 그쳐 임금상승 속도 둔화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4선 초반대로 내렸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오후 7시께 104.10선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으로 인한 역외 롱심리(달러화 강세 배팅) 억제와 단기 고점을 확인한 수출업체 및 중공업체 네고(달러 매도)물량이 더해져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꾸준한 저가매수로 하단을 지지하는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반영한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 순매도가 환율 낙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무역적자 개선 신호가 미미한 가운데, 환율 하락 시 적극적인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수입업체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