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쿠오모 성폭력 폭로 비서 "무덤까지 가져가려 했지만…"

김보겸 기자I 2021.08.09 08:29:57

쿠오모 형사 고소 이후 첫 언론 인터뷰
"함께 셀카 찍자더니 뒤에서 엉덩이 만져"
"성추행 사실 부인해 형사 고소 나선 것"

쿠오모 주지사의 전직 비서 브리트니 코미소가 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사진=CBS)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 성폭력을 폭로한 전직 비서가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해당 비서는 쿠오모 주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11명 중 한 명이며, 쿠오모 주지사를 형사 고소한 인물이다.

8일(이하 현지시간) 쿠오모 주지사 비서를 지낸 브리트니 코미소는 미국 CBS에 “(형사 고소는) 올바른 일이었다. 주지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지사가 범죄 혐의로 기소되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가 내게 한 짓은 범죄였다. 그는 법을 어겼다”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11명에 달하는 전·현직 직원을 성추행하고 이를 폭로한 이들에게 보복 조처를 한 혐의를 받는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코미소는 보고서에 등장한 피해자 11명 중 1명으로, 보고서에는 ‘비서 1’로 지칭됐다. 쿠오모 주지사의 고발자 중 그를 처음으로 형사고소한 인물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미소는 “쿠오모가 볼에 입을 맞추는 척 하며 입술에 입을 맞췄지만 너무 두려워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보고서는 쿠오모 주지사가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2019년과 2020년 쿠오모 주지사가 블라우스 아래에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잡거나, 수차례 달라붙어 포옹했다는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가 코미소에게 함께 셀카를 찍자고 요청한 뒤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코미소 뒤에서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코미소는 “직원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며 “쿠오모를 보호하기 위한 이들 뿐”이라고 당시 성추행 사실을 즉각 알리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실을 “무덤까지 가져가려 했지만 쿠오모가 여성들을 부적절하게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부인한 뒤 화가 났다”며 고소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코미소가 공개 인터뷰에 응한 건 처음이다. CBS는 이날 인터뷰 일부만 소개했으며 9일 전체 인터뷰를 공개할 예정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누구도 부적절하게 건드리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고위층으로부터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뉴욕주 의회는 탄핵 절차에 들어갔다.

쿠오모 주지사는 전현직 직원 11명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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