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베드타운이 아닌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자족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강동구는 내년이면 인구 50만 도시로 성장하고 2023년이면 인구 55만명으로 서울 자치구 중 세 번째로 큰 도시에 이름을 올린다. 지금은 ‘강남 4구’의 막내로 불리지만 이 구청장이 20여 년 전 강동구로 이주할 당시에는 ‘멈춰 있는 도시’에 가까웠다. 청년들은 아르바이트를 위해 인근 도시로 갔고, 높은 건물도 많지 않아 전형적인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15년 첨단업무단지가 완성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나이스신용평가정보,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등 알짜기업 11곳이 입주해 약 1만명이 근무하는 비즈니스 중심도시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
강동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제지도를 바꾸는 데 가속도를 내고 있다.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가 오는 2023년부터 입주를 시작하면, 명실상부한 동부 수도권 경제 중심도시로 도약한다. 고덕동 345번지 일대 23만4523㎡ 규모로 조성하는 고덕비즈밸리는 이케아코리아와 JK미래 컨소시엄을 비롯해 한전KDN, 쿠쿠전자 등 17개 기업의 입주가 확정됐다. 특히 서울~세종간 고속도가 2025년 개통되면 차로 1시간10분이면 주파가 가능해진다. 이케아 컨소시엄은 이케아코리아는 물론 영화관, 쇼핑몰 등 대형 복합시설 형태로 개발해 세종시에서 쇼핑객 유입에 따른 인근 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
디지털 엔지니어링복합단지인 강동일반산업단지도 구의 야심작이다. 상일 인터체인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산단은 중소기업 200곳을 비롯해 엔지니어링 관련협회와 단체, 연구개발·기술지원센터 등 지식기반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연내 산업단지 계획을 승인 고시하고,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토지보상 절차부터 착수해 2023년 순차적으로 준공하게 된다. 이 구청장은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 첨단업무단지 등 이른바 ‘세 개의 심장’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되면 20조원 이상의 경제 가치와 11만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지도를 바꾸는 전략과 함께 구도심과 신흥 중산층 지역 간 격차 해소도 구의 역점 사업이다. 문화 시설과 체육시설 부족, 높은 자살률. 이 구청장이 지난 2018년 민선7기 구청장 취임 후 맞닥뜨린 현안들이다. 강동구는 저층 주거지가 많은 천호동 일대 구도심과 최근 ‘숲세권’으로 뜨고 있는 고덕·상일지구의 지역별 경제적 편차가 큰 지역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는 지난 2년간 구도심 지역에 청소년문화의 집과 장애인복지관 건립과 노인복지관 증축 등 맞춤형으로 생활SOC(사회간접자본)를 확충하고 있다. 노후시설이 많은 천호동을 새로운 환경으로 바뀌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만 30여개에 달한다.
아울러 구도심과 신도심 구분 없이 이른바 ‘지밀생프’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역밀착형 생활인프라’를 줄임말인 지밀생프는 걸어서 5분 거리의 소규모 문화체육시설을 일컫는다. 지밀생프는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드는 대규모 SOC와 달리 집 근처에서 문화와 체육시설 등을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동구는 지난 9월 북카페 도서관 ‘다독다독’ 1호점을 차린 데 이어 2022년까지 총 1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영유아들의 놀이공간과 부모들의 육아공유 공간을 지원하는 아이맘강동육아시티와 경로당 내 아동·청소년 특화 돌봄시설 꿈미소 등도 계속 확대해 나간다.
이 구청장은 민선7기 전반기 추진했던 굵직한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임기 후반기에도 그간 추진해온 주요 사업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지하철 5·8·9호선 연장사업과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유치 등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적극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더해 그는 “고덕비즈밸리와 강동일반산업단지, 지하철 연장 등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짜인 밑그림을 현실화해 강동의 경제지도를 바꾸겠다”면서 “여기서 얻어지는 개발이익을 지역SOC 확충에 투자해 지역과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이는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