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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자의 비사이드IT]구글 없이도 '1등'한 화웨이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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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0.06.20 09:30:00

2월 4위까지 밀려났던 화웨이 두달만에 1등으로
中 코로나19 회복세에 내주 비중 높은 화웨이 선전
美제재에 구글 빠졌지만 자체 운영체제 개발해 대응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글모바일서비스(GMS). (사진= 구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었습니다. 월간 판매량 기준이긴 하지만 화웨이가 특정 국가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따돌린 것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있는 상황이나,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을 생각하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통계인데요. 화웨이의 ‘깜짝 1등’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신작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P40 프로 플러스’(오른쪽).


코로나19가 전화위복? 화웨이, 4월에 삼성 제치고 ‘깜짝 1등’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화웨이는 올해 4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같은 달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9.1%로 2% 포인트 가량 뒤쳐졌습니다.

시계를 조금 더 앞으로 돌려서 올해 2월의 상황을 볼까요. 이때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2월에 비해 70% 줄었고,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애플은 물론 샤오미에도 밀리며 4위까지 떨어진 바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화웨이가 올해 2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이유와 4월 깜짝 1등으로 올라선 배경이 같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둘 다 코로나19와 미국 제재 때문입니다.

일단 2월의 경우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던 시기였습니다. 생산공장이 폐쇄되고 오프라인 매장도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전반적으로 단기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화웨이의 타격이 가장 컸습니다. 중국에 생산기반을 두고 오프라인 매장 판매 비중이 높아서였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던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올해 1분기 화웨이의 점유율은 40%에 육박합니다. 또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90%가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화웨이에 중국 시장은 단순히 ‘홈그라운드’를 넘어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입니다.

그런데 이 중국 시장이 4월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의 ‘마수’에서 벗어났습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산세가 시작된 4월에는 거의 정상생활로 복귀하는 분위기였던 것이지요.

이에 따라 삼성과 애플이 미국과 유럽 시장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화웨이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던 겁니다. 주력 시장인 중국은 거의 유일한 회복세였고, 이미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제재로 점유율이 줄어든 상태이니까요.

화웨이에서 구글 앱을 대체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HMS).


화웨이 GMS 봉쇄에 HMS로 대응…中에선 구글 없어도 잘 나가

그리고 이번 사태로 하나 증명된 것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미국의 제재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미국 제재에 따른 반작용으로 ‘애국소비’를 자극한 것은 물론,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구글모바일서비스(GMS)가 빠진 점은 중국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화웨이가 구글의 어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은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명단(Entity List)에 올려서입니다. 화웨이 통신 장비가 ‘백도어’(관리자가 인증 절차 없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우회 통로)를 이용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였지요. 이에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운영체제와 주요 서비스가(검색, 유튜브, 지메일 등) 언제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겠지요. 즉각 자체 기술로 새로운 운영체제와 GMS를 대체할 화웨이모바일서비스(HMS) 개발에 나섰습니다.

HMS는 브라우저는 물론 클라우드, 어시스턴트, 뮤직, 비디오, 리더, 지갑, 앱갤러리 등 GMS의 거의 모든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화웨이는 자체 앱 마켓인 앱갤러리와 HMS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개발자들이 수익이 90%를 가져갈 수 있도록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세계 시장에서 단기간에 HMS가 GMS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구글 없는 화웨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중국 시장이 그 자체로 충분히 크고 샤오미와 오포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화웨이 생태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어 잠재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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