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시중은행 6곳과 보험 3곳, 증권사 5곳 등 PB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1명이 달러 비중을 확대해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현금 유동화 자산 비중 확대(35명)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도원덕 하나은행 이촌동골드클럽 골드PB팀장은 “현재 최고의 투자원칙은 ‘변동성에 대비하는 것’이며 코로나19의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한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며 “최대한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달러자산을 늘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달러는 따로 환매할 필요가 없는 현금이면서도 안전자산인 만큼, 위기의 상황에서 가장 좋은 투자처라는 얘기다.
달러투자의 가장 흔한 방식은 달러 예금이다. 시중은행에서 달러예금에 가입하면 원화 정기예금처럼 정해진 기간에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 5000만원 이하까지는 예금자 보호도 된다. 수시 입출입방식 통장도 있다. 달러 수시입출입통장은 달러화 기준 10만달러까지 한도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달러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또 달러로 돌려받는 이 상품은 환율이 오르면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예금보다 평균적으로 이자가 높은데다 환차익은 비과세라 이자 수익만 15.4%의 세금을 내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달러보험은 5~10년을 투자해야 하는 장기상품이라 일시적인 환율변동을 노리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달러에 투자하면서도 원금보장이 가능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상품도 대안 중 하나다.
달러 매수를 권유하지 않는다는 PB들도 있었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9일 1219.5원을 기록하며 올해 초(1월 1일 1159원)와 견줘 무려 5.2% 오른(원화 가치 하락) 상태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달러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PB들도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가 잦아들면 달러 자산을 기본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데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지금도 이미 10년 평균 환율로 보면 비싼 상태고, 지금은 달러를 살 타이밍이 아니라 팔 타이밍”이라면서도 “달러는 영원한 안전자산이다. 달러 통장을 기본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갖추고 있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