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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고양 지역의 여러 택지개발사업을 진행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고양시 사이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택지개발사업의 수익성을 추구하는 LH의 사업 방식과 신도시의 정주여건을 우선하는 고양시 간 다른 입장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갈등 조정을 위해 개발이익금의 일부 환수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경기 고양시는 지난 18일 이재준 시장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LH가 택지개발지구 내 도시지원시설용지를 용도변경한 것을 두고 ‘공공택지 졸속 용도변경’이라고 주장하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시에 따르면 LH가 삼송택지개발지구 내 도시형생산시설과 연구소, 공연장 등이 들어서야 할 ‘도시지원시설용지’ 중 매각되지 않은 S1-2, S1-4블록을 오피스텔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로 변경했다.
시는 LH가 해당 용지에 도시지원시설 유치가 여의치 않자 대규모 블록을 나눠 오피스텔 건축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사실상 이곳을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원흥택지개발지구 내 도시지원시설용지 였던 덕양구 권율대로 420, 약 4만5000㎡ 부지 역시 유통판매시설 입지가 가능하도록 용도변경해 이케아고양점을 입점시켰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고양시는 LH의 사업진행 방식이 고양시의 재정 악화를 야기한다고 문제 삼았다.
LH가 개발중인 6개 택지개발사업지구 내 공공청사가 들어서야 할 사회기반시설용지를 LH가 매입해 조성한 이후 고양시에 되파는 과정에서 시에 재정적 부담을 야기한다는 내용이다. 시는 향후 LH로부터 부지를 매입해 지어야 할 기반시설 만 52개소에 달해 토지매입비만 약 4천억 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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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고양시장은 “공공을 외면한 LH의 공공택지개발에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LH는 주민을 위한 사회기반시설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LH의 책임 떠넘기기가 계속될 경우 향후 경기도 31개 시장·군수와 연대해 문제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LH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택지개발촉진법에는 택지개발지구 내 공공시설과 문화·복지시설, 주차장, 도서관 등 사회기반시설은 지자체가 사업시행자로부터 토지 매입 후 건립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택지개발지구 내 용도변경 역시 사업 시행자인 LH의 요청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결정하는 사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양시가 추구하는 정주여건이 마련된 도시와는 동 떨어진, LH의 입맛에 맞는 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LH고양사업본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요구하는 모든 사안을 수용하다 보면 사업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민간사업자들에게 관심이 없는 도시지원시설용지의 주인을 찾기 위해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도시의 정주여건을 마련하고 공공시설 건립을 위해 부지를 매입하면서 발생하는 재정악화 등 지자체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 하지만 현행 법률에 정해진 사항을 위반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LH와 지자체 간 택지개발사업의 성격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 해결을 위해 개발이익금의 환수라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도시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주영 대진대 도시부동산공학과 교수는 “LH는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얻은 이윤을 바탕으로 타 지역의 임대주택사업을 진행 전국적인 주거여건을 개선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만큼 무조건 지자체를 위해 사업성을 양보하기는 어렵고, 지자체의 재정부담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며 “LH가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하고 남은 수익금의 일부를 공공시설 건립을 위해 환수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