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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6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10월 여행수지는 9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지난 2016년 11월(-7억5000만달러) 이후 23개월 만에 최소 적자다.
여행수지는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서비스수지는 상품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 등과 함께 경상수지를 구성한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여행수지 적자가 축소된 것은 국내로 여행 온 관광객이 늘어난 반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10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152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116만6000명) 대비 31.1% 늘었다. 증가 폭이 2016년 8월(+55.6%) 이후 가장 컸다. 절대 수준으로 따지면 2016년 10월(158만8000명) 이후 최대치였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되면서 중국인 입국자 수가 늘어난 것이 주요했다. 10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동월(34만5000명)보다 37.6% 늘어난 47만5000명을 기록했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사드 보복(지난해 3월) 직전인 지난해 2월 59만1000명을 기록한 뒤 줄곧 20만~30만명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완화된 올해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늘기 시작해 지난 8월에는 47만8000명까지 증가했고 10월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인뿐 아니라 여타 국가 외국인들 상당수도 국내를 찾고 있다. 10월 일본인 입국자 수(29만명)도 전년 동월 대비 6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국인 출국자수는 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10월 출국자 수는 234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 증가한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여행수입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여행지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여행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4억6000만 달러 증가한 15억4000만 달러였다. 여행지급은 2억6000만 달러 줄어든 2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가장 큰 요인이 여행수지 개선에 있다”며 “중국인과 일본인 등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큰 폭 늘어나자 여행수입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행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면서 서비스수지도 개선됐다. 10월 서비스수지는 22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전년 동월(35억3000만달러) 대비 37.1% 줄어든 수치다.
상품수지의 경우 11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9월(132억4000만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작아졌지만 지난해 10월(86억달러)보다는 그 폭이 커졌다.
세계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석유제품과 기계류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10월 수출은 572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금액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증가율(+28.8%)도 2011년7월(+29.7%) 이후 87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기계류 중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관련 기계가 많이 수출됐다”며 “올해 주요국 제조업 상황이 좋아서 설비투자 관련 기계 수요가 있었고, 미국과 중국을 위주로 건설 인프라 수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체 경상수지는 91억9000만달러 흑자였다. 2012년 3월 이후 80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이다.
10월 금융계정은 105억9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이 중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3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9억6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26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2015년 9월 이후 38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 중 해외 주식투자는 14억1000만달러 늘었다. 해외 채권투자는 12억6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