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3위 업체인 브로드컴 인수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로드컴이 세계 4위 반도체 기업인 퀄컴 인수를 시도중인데, 이를 막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텔은 퀄컴 인수를 추진하던 브로드컴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은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미래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인 5G 산업에 있어 자사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 지난 해 말부터 법률자문 등을 받으며 작은 반도체 업체와 더불어 브로드컴도 함께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의 시가총액은 약 1042억달러(약 111조4084억원)로 인텔(약 2442억달러)의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양사의 시가총액 차이가 큰 편은 아니어서 브로드컴을 인수·합병(M&A)하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있다.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브로드컴은 지난 해 11월 부터 퀄컴 인수를 추진해오고 있다. M&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반도체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퀄컴 이사회와 직원들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첨단 기술이 다른 나라의 손에 넘어갈 우려가 있어서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지난 달 30일 주주총회를 30일 연기토록 명령하고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