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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케리아(멕시코)=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멕시코는 부유한 나라다. 멕시코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1443억달러(2015년 기준)로 세계 15위다. 기름이 나오는 산유국이고 세계 10대 관광 대국이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보다 2년 먼저 가입했다.
하지만 멕시코의 국민은 부유하지 않다. 인구의 45%가 극빈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 GDP 규모는 세계 15위지만, 국민 1인당 GDP는 세계 평균인 1만달러에도 못 미친다.
범죄율도 높다. 멕시코에서 만난 현지 교민들은 “강도를 만나는 일이 흔하다”고 했다. 강도에게 뺏기는 걸 대비해 지갑을 따로 준비해 다니는 사람도 많다.
축복과 혼돈이 혼재하는 멕시코에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멕시코에서 현재 60만대 이상의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GM은 2018년까지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드 역시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주에 16억달러를 투자해 30년 만에 신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2013년 이후 해외공장 건설을 자제해왔던 일본의 도요타는 10억달러를 투자해 2019년부터 소형차 코롤라를 위한 신공장을 멕시코에 짓기로 했고, 독일의 BMW는 지난 3월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멕시코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한국의 기아자동차도 네번째 해외공장으로 멕시코를 선택했다. 지난 5월부터 K3(현지모델명 포르테) 생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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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자동차협회(AMIA)에 따르면 멕시코 자동차공장 노동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약 40달러다. 미국의 20~30%에 불과하다.
멕시코는 중국보다 임금이 싼 곳이 됐다. 현재 멕시코의 시간당 임금은 3.3달러로 중국(4.2달러)보다 낮다. 중국의 임금 수준이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1억명이 넘는 인구의 멕시코 내수시장도 알짜다. 2010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인다. 현재 135만대 수준의 멕시코 자동차 시장은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
싼 임금과 내수시장, 수출이란 삼박자가 갖춰졌다. 멕시코가 어느새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국이 된 이유다. 2020년이면 멕시코는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비호 주멕시코대사는 “멕시코는 이제 중국의 뒤를 잇는 ‘포스트 차이나’ 국가”라면서 “멕시코가 제조업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