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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했는데 또 공부 ‘반수생’ 3년째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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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16.03.09 07:00:00

학교 다니며 대입 준비···전국에 6만9290명 규모
“간판 좋아야 취업”···지방 분교 자퇴생 비율 높아
입시 전문가 “변수 많은 수시모집 확대도 영향”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재수 끝에 A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나연(20·가명) 씨는 학기 중 삼수를 준비할 생각이다. 지금 다니는 대학을 목표로 공부한 게 아니어서 미련이 남아서다. 김 씨는 공강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논술 공부를 한 뒤 오는 9월 수시에 응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학에 학적을 두고 또 다시 재수를 준비하는 이른바 ‘반수생(半修生)’이다.

김 씨는 “원래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을 목표로 공부했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다”며 “명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로 일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8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김씨와 같이 대학 재학 중 대입을 준비하는 ‘반수생’은 지난해 기준 6만 9290명에 달했다. 전년에 비해 2850명(4.3%) 증가했다. 전국 반수생 규모는 2014학년도 6만 1991명에 이어 △2015학년 6만 6440명 △2016학년 6만 9290명으로 3년째 증가세다.

반수생은 해당연도 수능을 본 전체 재수생(졸업생) 중 6월 모의평가 응시자 수를 제외한 수치로 추산한다. 대학에 다니는 반수생의 경우 통상 6월 모의평가는 건너뛰기 때문이다.

◇ ‘반수생’ 7만명…1년새 2850명 늘어

반수생 증가의 원인으로는 ‘취업난 심화’와 대입에서의 ‘수시 비중 확대’가 꼽힌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생들 사이에서 지방대를 졸업해봤자 취업하기 어려우니 반수를 해서라도 대학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서울 주요대학의 ‘2015년도 중도탈락 학생 현황’을 산출한 결과 본교보다는 분교의 중도탈락생 비율이 높았다. 중도탈락생은 자퇴생·미등록자·미복학자와 성적미달 제적생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서울의 본교보다 지방의 분교에서 재학 중 빠져나간 인원이 더 많았다. 교육부는 자퇴생이나 미등록자의 상당수가 반수 등을 통해 대학을 다른 곳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국대의 경우 본교의 중도탈락 비율은 2.6%에 불과했지만 충북 충주에 있는 분교(글로컬캠퍼스)는 이 비율이 4.2%나 됐다. 고려대도 본교는 1.9%를 기록했지만 분교(세종캠퍼스)는 3.2%로 집계됐다. 동국대 본교(2.7%)와 분교(4.9%)의 중도탈락률은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지방 사립대에 재학 중인 최승인(19·가명) 씨는 “아무래도 출신학교 레벨이 취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수를 준비 중”이라며 “학기 중 틈틈이 공부해 올해 수시 때는 수도권 대학에 꼭 합격하겠다”고 말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관계자는 “입학생 중 40%가 수도권 출신이기 때문에 반수를 통해 서울소재 대학으로 옮기려는 학생이 많다”며 “교수들에게 진로상담이나 학업지도를 통해 학생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등 학생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입생 10명 중 7명 수시모집 확대도 영향

입시 전문가들은 취업난 외에 대입 수시모집 확대도 반수생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비중은 2015학년도 64%에서 지난해(2016학년도) 66.7%로 확대됐다. 내년에 치러질 2017학년도 입시에서는 신입생 10명 중 7명(69.9%)을 수시로 뽑는다.

수시는 수능성적으로 입학사정을 진행하는 정시모집과 달리 학생부·면접·서류평가(학생부종합전형)·수능(최저학력기준) 등 다양한 전형요소로 합격생을 가린다. 정시에 비해 전형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정보력을 바탕으로 한 입시전략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학업 성적이 뒤처져도 입시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상위권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지방대 재학생인 한유정(19·가명) 씨는 “수시 때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내 성적보다 높은 대학에만 상향지원했다가 낙방했다”며 “정시에서는 워낙 선발인원이 적어 대학 레벨을 낮춰 왔기 때문에 올해 다시 도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대표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본인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가 더 좋은 대학을 가는 경우를 보기 때문에 반수를 결심하는 것”이라며 “대입 수시와 정시모집 간 선발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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