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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의 증시브리핑]금리의 방향

김인경 기자I 2015.01.15 07:44:1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저성장 시대가 된 지도 오래라지만 정말 사상 초유의 시대가 왔다. 옷깃만 스쳐도 돈이 들어온다고 즐거워하던 채권 매니저들조차도 당황한 모습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대인 시대가 열렸다.

1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974%로 장을 마쳤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대로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준금리(2.00%)보다도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국고채 5년물 금리 역시 2.089%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오늘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잔뜩 기대한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금리 문제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해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이미 인하로 기우는 분위기다.

물론 전문가들도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속도조절일 뿐, 구조적 저성장을 반영한 금리인하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달 소수의견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이 나온 후, 2~3월께에 한 차례 금리 인하가 나타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내놓고 있다.

국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부풀어 오르는 가운데 유럽의 돈풀기 역시 이제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간밤 유럽 사법재판소(ECJ)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유럽연합 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22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 판을 깔아준 셈이다.

물론 가계부채 증대와 같은 우려들이 상존하고 있지만 돈이 풀린다면, 증권시장으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2월 소매판매지수가 예상치 -0.2%를 크게 하회한 -0.9%로 나타났다. 또 베이지북에서도 유가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가 1.06% 하락하는 가운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0.58%, 0.48%씩 내렸다.

미국이 서둘러 금리를 정상화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당연히 국내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오늘 금통위의 결정 그 자체보다는 세부 내용을 꼼꼼히 살펴본 후 증시 방향을 가늠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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