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서 극장 공연중 무너져…88명 부상(종합)

연합뉴스 기자I 2013.12.20 08:41:07
(런던 AFP·AP·dpa=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극장 내부가 공연 도중 무너져 90명 가까이 부상했다.

런던 경찰과 소방대는 이날 저녁 8시15분께 시내 극장가인 웨스트엔드 지역 셰프츠베리가(街)의 아폴로 극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부상자 80여명을 포함해 극장 안에 있던 관객들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고 부상자는 88명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7명은 다친 정도가 심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나머지 81명은 스스로 걸어나올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 일부 관객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극장 안에 갇히기도 했으나 이들 역시 모두 구조됐다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덧붙였다.

런던 소방대는 회반죽으로 장식된 극장 내부 천장과 나무 받침대, 조명시설 일부와 발코니가 함께 내려앉았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아폴로 극장의 객석은 4층으로 구성돼 77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이날은 성탄절·연말 성수기를 맞아 720명가량의 관객이 들어차 있었다.

사고 당시 극장에서는 연극 ‘한밤중 개에게 생긴 이상한 일’(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이 한창 공연되고 있었다.

목격자들은 전반부 공연이 반 가까이 지났을 때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천장이 무너져내렸다고 전했다.

학교 행사로 이날 공연을 관람하던 데스먼드 토머스(18) 군은 “연극 시작 10분 쯤 지났을 때부터 위에서 ‘뚜둑’ 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점점 소리가 커지더니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고 극장 안이 먼지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마틴 보스토크는 “가족과 함께 맨 아래층 좌석에 앉아있었는데 발코니 앞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며 “처음엔 공연의 일부라고 생각했으나 곧 파편에 머리를 맞았고 극장은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10대 두 자녀와 함께 온 에이미 레코즈는 “돔 모양 지붕이 우리가 앉은 바로 앞의 관객석으로 내려앉았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BBC에 전했다.

사고 발생 직후 관객들을 먼지를 뒤집어쓴 채 급히 대피했다. 가벼운 부상자는 인근 극장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일부는 시내버스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아폴로 극장은 1901년 개관해 로렌스 올리비에, 피터 오툴 등 명배우들이 공연한 곳이다. 한때 뮤지컬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소유했으나 2005년 ‘니맥스 극장’(Nimax Theatres) 그룹이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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