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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스낵사업부의 낯선 새이름..자충수 될라

양미영 기자I 2012.03.22 09:03:25

글로벌 스낵 법인명 좋은 의미 불구, 호감도 낮아
사명 변경 리스크 커.."브랜드 변경보다는 영향 적다" 반론도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리츠 크래커와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크래프트 푸즈가 야심차게 글로벌 스낵 사업부문의 법인명을 바꾸고 나섰다. 그러나 낯설고 쉽게 와 닿지 않는 이름이라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래프트 푸즈는 글로벌 스낵 사업부문의 법인명을 몬델리즈(Mondelez)로 변경하기로 했다. 크래프트푸즈는 지난해 8월 글로벌 스낵사업과 북미 식료품사업 부문을 분사했으며 북미 식료품 쪽에만 크래프트 푸즈의 사명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이름은 라틴어로 세계를 뜻하는 `Monde`와 `맛있는(delicious)`의 색다른 표현인 `delez`를 합친 것. `맛있는 세계`란 의미만큼은 일단 매력적이다. 크래프트는 새로운 법인명을 위해 전 세계 직원들로부터 1700개 이상의 공모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새로운 사명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크래프트 푸즈라는 익숙한 사명을 포기하고 새로운 이름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물론 몬델리즈란 법인명 자체가 그리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브랜드전략 회사를 운영하는 체릴 스완슨은 "법인명이 전혀 와 닿지 않고 혼란스럽다"고 혹평했다. 실제로 새로운 사명이 발표되자 사명의 철자를 몬델리즈로 발음하는 것부터 헷갈린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고 본래 의미가 잘 와 닿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라틴어 보급률이 높은 유럽과 달리 미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뜻을 알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버라이즌이나 액센추어 같은 기업명은 도입 초기엔 비판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론 성공적인 개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는 베레타(Beretra) 모델명 도입 후 이름이 동일한 이탈리아 총기회사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리복은 여성용 운동화에 붙인 이름이 성적인 의미를 지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영국 스포츠의류 회사인 엄브로는 지난 2002년 자이클론(Zyclon)이란 러닝화를 내놨다가 과거 나치가 유대인 학살에 사용한 살인가스 이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나며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이처럼 사명이나 브랜드명을 바꾸는 것은 일반적으로 드는 적지 않은 비용은 물론 치명적인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 

크래프트 측은 이미 28개 언어를 포함한 명확한 실사를 거쳤다고 자신했다. 또 블룸버그 등은 기업명은 제품 이름과 달리 브랜드명보다 영향력이 덜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 몬델리즈 사명은 크래프트 푸즈 이사회의 승인을 거친 상태로 오는 5월 주총에서 주주들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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