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2월 10일 08시 1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에 한해 합병뒤 1년 이상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양도차익을 과세하지 않는다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세금 족쇄는 풀렸으나 최근 스팩이 난립하면서 실제 합병에 도달하는 스팩이 언제쯤 탄생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여당의 직권 상정속에 본회의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 등 41개 안건중에 스팩을 합병 과세차익의 예외로 적용하는 법인세법 개정안도 포함됐다.
법인세법 제44조중 합병 양도차익 과세 예외 부분에 원래 있던 `합병등기일 현재 1년 이상 사업을 계속하던 내국법인 간의 합병일 것` 뒤에 `다만, 다른 법인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의 경우는 제외한다`는 문구가 붙으면서 스팩은 상장뒤 당장 합병하더라도 양도차익을 물지 않게 됐다.
법안 처리과정은 다소 순탄치 않았다. 정부가 지난 8월말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시켰으나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 그러나 여야의 극한 대립속에 상당수 법안이 무더기로 처리되면서 스팩 관련 법안도 원안대로 처리되는 행운을 누렸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앞으로 정부 이송과 공포 절차를 거쳐 정식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정부가 마련한 내용이기 때문에 차후에 수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평이다.
다만 스팩이 세금 족쇄에서 벗어났지만 원래 의도한 비상장사 합병이라는 결과물을 빨리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이미 설립한 지 1년이 다 돼가 법인세법 개정안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던 선발 스팩중에서도 실제 합병을 성사시킨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미래에셋스팩 주가가 공모가보다 40% 이상 높게 형성돼 있는 등 스팩 주가에 이미 합병 기대감이 반영돼 있어 비상장사들이 굳이 지분율 피해를 보면서 합병에 나설 이유가 적어졌고, 스팩이 넘쳐나면서 느긋한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9일 현재 상장 스팩만 20개에 달하고 있어 서너개의 스팩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스팩 설립 요건을 갖춘 증권사는 하나도 빠짐없이 스팩을 만들고 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