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한반도 긴장 외에 기업책임 문제가 한국 시장을 저평가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크리스천 올리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서울지국장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브릭스를 넘어서`라는 FT 온라인판 내 블로그를 통해 "과거 엔론 사태 주범인 제프리 스킬링 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인이었다면 다시 CEO 자리로 복귀해 주요 결정을 내리고 주주들이 이를 막지 못했을 것"이라며 부패 기업인들이 속속 재계로 복귀하는 한국 상황을 비유했다.
그는 이를 통해 주주들이 `가족(경영진)`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과 함께 회계조작으로 실형을 살았던 최태원 SK(003600)회장이 일선에 복귀한 것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최회장이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한국 기업인 대표로 임명되는 등 한국은 부패 경영인들이 해외에 얼굴을 내미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외국인들은 가족경영 기업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족경영 기업이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며 "이것이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 꾸준히 지속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패 총수들이 실형을 모두 살고 기업을 경영하지 않아야 한국 기업 책임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 있다"며 "그래야만 주주들도 더 적절한 후계자를 결정하고 전혀 다른 집안에서 후계자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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