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ABC] 高수익·高위험 사모펀드의 실체

조선일보 기자I 2006.08.09 08:44:29
[조선일보 제공] M&A(인수·합병) 시장의 최대 매물 중 하나인 LG카드 인수전에 모 사모펀드가 A은행과 손잡고 뛰어들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는 뉴스가 최근 나왔다. 사모펀드의 막강한 자금력에 힘입어 A은행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기존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M&A건이 있을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사모펀드란 무엇일까?

사모펀드는 ‘Private Equity Fund’로 흔히 줄여서 ‘PEF’로 표기한다. 한자로는 ‘私募’가 된다. 한자를 통해 알 수 있듯이 PEF는 소수의 거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는 펀드이다. 일반인들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펀드와는 다르다. 일반인들이 신문 광고 등을 보고 투자하는 펀드는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기 때문에 ‘공모(公募) 펀드’라고 부른다.

공모펀드는 수만명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특정 기업에 펀드 규모의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할 수 없는 등 운용에 제약이 많이 따른다.

그러나 소수의 고액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으면 어떤 것도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

투자방식도 다르다. 공모펀드는 특정회사의 주식을 일정 부분만 사고 판다. 반면 사모펀드는 특정기업에 투자할 때는 대규모로 한다. 즉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대규모로 투자, 기존의 경영진을 바꾸거나 정관에 새로운 사업을 포함시키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다시 비싼 값으로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정 기업 자체를 사고파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식의 일부를 사고파는 것과 달리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때문에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다. 미국의 경우는 주정부의 연기금, 대학 등도 사모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IMF사태 이후 우리나라에 부실기업이 많이 생겼고, 외국계 PEF가 이들 기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엄청난 수익을 챙겨 떠나거나 경영권 분쟁을 벌이면서 ‘PEF=투기’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은 다양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펀드의 한 종류일 뿐인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사모투자전문회사, 즉 PEF 등록업체가 급증했다. 그러나 외국계에 비해 자금력에서 밀리는 데다 역사도 짧아서 아직 검증된 수익률을 갖고 있지 못해 대부분 고전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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