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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치솟는 환율, 서민 고통 악순환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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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6.08 05:00:00
경제가 건실한데도 환율이 뛰는 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장중 1560원을 넘어섰다.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고환율은 고물가를 부르고, 고물가는 다시 고금리를 초래할 공산이 크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곧 3고는 특히 서민과 중소기업에 타격을 준다. 정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성장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때 환율 대책 등을 충실히 반영하기 바란다.

이재명 정부 1년간 경제는 준수한 실적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수직상승했고, 성장률은 올해 이례적으로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올 1~4월 경상수지 흑자는 누적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배 늘었다. 반도체 초호황 덕에 수억대 성과급을 놓고 노사가 대립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환율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치 금융위기 시절을 보는 듯하다. 작년 6월 달러당 1300원대 중반에 머물던 환율은 1년 만에 1500원대 중반을 넘나들고 있다. 이러다 1600원이 뉴 노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환율이 뛴 원인은 다각적이다. 무엇보다 미국·이란 간 중동전쟁이 원유 등 에너지 공급망을 교란한 탓이 크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이 점에선 일본도 마찬가지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뒤 유독 한일 양국 통화가 약세를 보인 데는 동일한 배경이 있다. 서학개미의 뉴욕 증시 투자가 급증하고,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대거 매도에 나선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그만큼 달러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1% 올라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긴축의 고통은 서민과 중소기업이 가장 먼저 느낀다. 중동전쟁 종식이 최상의 대응책이지만 우리 권한 밖이다. 주어진 여건 아래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 한미 양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고환율과 고물가, 그에 따른 긴축이 성장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재정, 통화정책 등 경제 전반의 치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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