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다 보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이를 알려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장기적으로 인상 가능성이 있으니 대비하라는 취지”라며 “당장 인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기는 K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온실가스 감축의 불똥이 전기료 인상으로 튀어선 곤란하다.
이 대통령의 고충은 이해할 만하다. 11월 브라질에서 유엔 기후협약 당사국 총회(COP30)가 열린다. 우리나라는 9월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제출해야 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실천 방안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기로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그러나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 단가가 비싸다. 결국 전기료 인상 부담은 기업·개인 등 전력 수요자에게 돌아간다.
지금도 기업들은 몇 년 새 껑충 뛴 전기료 때문에 죽을 맛이다. 한때 값싸고 품질 좋은 전력은 K제조업의 든든한 뒷배가 됐다. 지금은 되레 경쟁력을 갉아먹는 걸림돌이다. 오죽하면 기업들이 자체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한편 한 푼이라고 아끼려 한전 대신 전력 직접구매를 선택할까. 인공지능(AI) 기술은 전력 소모가 크다. 전기료가 뛰면 AI 3대 강국 도약의 꿈도 멀어진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자력은 탄소배출 없는 또 다른 에너지원이다. 발전단가도 낮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에너지 믹스를 조정하면 전기료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탄소중립 목표 연도(2050년)와 온실가스 감축 비율(35% 이상)에 대못을 박은 탄소중립기본법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 이 법은 4년 전 제정할 때도 비현실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온실가스 감축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반도체·철강 등 제조업 강국인 우리가 구태여 선두에 설 필요는 없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주의를 표방한다. 에너지·기후 정책이 그 모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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