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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세계경제 피크아웃·달러 독주 등…리스크 최소화해야"

하상렬 기자I 2023.09.10 11:00:00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주평
3%중후반 보이던 세계경제 성장, 2%후반 하락 전망
달러 강세 지속·중국 경제 부진…국내경제 부정 영향
국제 원자재가격 불안·제조업 부진 장기화도 리스크
"투자·고용·소비 등 선순환 펀더멘탈 강화 시급"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세계경제 ‘피크아웃’(peak out), 미 달러화 독주 등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리스크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금융과 실물 전반에 걸쳐 국내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적절한 정책 대응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성장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이 따랐다.

지난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스1)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이라는 ‘경제주평’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세계경제가 정점에 도달한 뒤 내려오고 있다는 점을 글로벌 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짚었다. 연구원은 올 하반기 들어 주요 선진국은 물론 신흥개도국도 경기 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도 세계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국내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3% 중후반대의 성장세를 보여왔던 세계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우 전쟁, 글로벌 공급망 훼손, 물가 상승, 통화긴축, 미·중 갈등 등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 기반이 약화됐다”며 “그 결과 세계경제 성장률은 2020~2028년까지 2%대 후반으로 하락할 전망이고, 같은 기간 선진국은 2% 전후 수준에서 1% 중반대로, 신흥국은 5%대에서 3% 후반대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출처=현대경제연구원)
미 달러화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달러가 지난해 4월부터 17개월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달러로 표시되는 에너지, 식량 등의 물가 상승과 신흥국의 자본 유출, 부채 부담 증가 등의 악영향을 우려했다.

중국 경제 부진도 리스크로 꼽혔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돼 중국 경제가 대차대조표 불황에 들어선다면 신흥국과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이다. 연구원은 “중국인민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소비 회복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대차대조표 불황 진입 여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며 “향후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불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상승세 등 국제 원자재가격 불안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가격을 반영한 CRB지수는 지난달말 기준 281.9포인트로 팬데믹 이전(평균 186.5포인트)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연구원은 세계 수요 회복 여부가 불확실한 가운데 공급자 측 요인만으로도 향후 원자재가격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부진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엄격한 자금 조달 조건, 고금리,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해외직접투자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제조업 업황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적절한 정책 대응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세계경제 성장세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통화·재정 정책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은 물론 투자 회복을 통한 고용과 소비, 성장 기반 확대라는 선순환 고리 형성 등 펀더멘탈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의 심화로 중국경제가 대차대조표 불황 국면에 진입할 경우 글로벌 경기는 물론 국내 경기 회복에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민간의 대응 여력을 선제로 확충하는 것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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