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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경은 연극 ‘3일간의 비’로 관객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류현경이 연극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올모스트 메인’, ‘렁스’를 통해 영화와 드라마에서 쌓은 연기 내공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켜왔다. 류현경을 이데일리TV ‘이혜라의 아이컨택’이 만났다.
류현경은 연극 3일간의 비(이하 3일비)에서 ‘낸’과 ‘라이나’ 1인 2역을 맡았다. 3일비는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초연에 올려진 뒤 6년 만에 돌아오는 작품이다.
토니상 수상자인 리차드 그린버그(Richard Greenberg)의 극으로, 유명 건축가의 유산을 정리하던 중 발견된 일기장을 매개체로 등장 인물들간의 관계와 감춰진 진실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극의 주 배경은 1995년과 1960년대다. 현재에서 과거로 가는 연출로 구성돼 모든 배우들이 1인 2역을 소화한다. 류현경도 이번 작품에서 1인 2역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그는 1인 2역이 갖는 부담보다 새로운 도전에서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 다 한 가지로 규정되지는 않잖아요. 저에게도 낸의 모습도 있고 라이나의 세월과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듯이요. 힘들기보다는 재밌어요.”
세상을 향한 류현경의 따뜻한 시선은 배우로서의 삶을 채우는 활력소이자 원동력이다.
“저는 사람을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살피는 게 너무 재밌어요. 근데 작품을 통해서도 알 수 있잖아요. 연기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다 보게 되고, 만나게 되고, 읽게 되고. 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복인 것 같아요.”
그의 사람과 세상에 대한 애정은 3일비 연습기간 동안 동료 배우들과 탄탄한 팀워크를 다지는 데 한 몫을 했다.
이번 작품으로 다시 호흡을 맞추는 배우 김주헌, 정인지와 더불어 안희연(EXID 하니) 등 새로 만난 배우들과 모두 ‘찐친’이 됐다고 했다.
그들을 한 마음으로 묶은 건 다름아닌 ‘3일비 원서 속 수수께끼 찾기’.
그는 “배우들 모두가 작품 수수께끼 찾기에 심취해 있어 런스루(run through·마지막 예행연습)도 미뤘을 정도”라고 했다. 배우들이 번역본에서는 알 수 없는 단어들의 숨겨진 의미를 찾으며 작품을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원서를 보면 중의적인 표현을 통해 숨겨져 있는 수수께끼들이 있거든요. 그걸 파헤치고 싶어서 배우들과 함께 찾다보니까 서로 엄청 친해진 거예요. 배우들이 이 작품에 그리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작가님한테 직접 물어보고 싶어서 작가님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겠다고 할 정도였다니까요.”
단어 의미 하나하나에 대한 집념이 그에게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 류현경은 스스로를 ‘덕후’라고 했다.
열세 살 데뷔 후 배우로서 성취와 만족감 못지 않게 이른 나이에 겪은 세상의 험난함에 지칠 수 밖에 없던 시절, 그는 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게 모두 ‘연기 덕후’, ‘영화 덕후’인 자신의 기질 덕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류현경은 “힘든 시기도 이겨내게 한 게 덕질이다. 유년기를 연기 덕후로 보냈고 지금도 영화 덕질, 작품 덕질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어릴 때는 결핍된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침 해를 보면서 감사히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 등 소소한 감사를 느끼다 보니까, 어느 순간 ‘나 진짜 복이 너무 많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 있었죠. 우리의 최종 목적은 ‘우리가 기분이 좋아지려고 모든 걸 하는 거구나’ 하고요.”
그런 그에게 요즘 ‘최애’는 단연 3일비라고 했다. 류현경은 “3일비 연습을 하면서 글의 힘, 작품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다시 느끼는 요즘”이라며 “관객분들도 분명히 이 작품이 재밌다고 느끼실 거다. 페어별로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류현경을 만나볼 수 있는 연극 ‘3일간의 비’는 이달 25일부터 10월1일까지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김주헌, 박정복, 김바다, 이동하, 김찬호, 유현석, 정인지, 안희연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