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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코는 디스플레이 위에 금속막을 입히는 ‘스퍼터’(박막장비) 등 그동안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1798억원을 달성했다. 아바코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 중 디스플레이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디스플레이 의존도가 높다”며 “향후 이차전지 등 다른 장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이 최근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는 이차전지 장비 분야에 진출하거나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차전지 공정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과 유사해 이들 업체에 있어 이차전지 장비 분야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전기자동차 수요 확대와 함께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차전지 분야에 진입해 새로운 먹거리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너스텍은 디스플레이 ‘스토커’를 비롯해 반도체 ‘OHT’(Overhead Hoist Transport), 스마트공장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등 주력 장비를 이차전지 분야로 확대 적용 중이다. 시너스텍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화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은 2566억원이었다.
시너스텍은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이 해외에 공장을 구축하는 추세에 따라 유럽, 미국 등지에 현지 거점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최근 폴란드에 법인을 설립한 뒤 운영에 착수했다. 시너스텍은 이어 헝가리, 미국 등에 법인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너스텍 관계자는 “이차전지 업체들을 근접 지원하기 위해 해외 거점을 잇달아 설립 중”이라며 “지난해 매출액 중 10% 미만에 머물렀던 이차전지 장비 비중이 올해 30%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해온 에스에프에이(056190)는 지난해 매출액 중 21.3%를 차지했던 이차전지 장비 비중이 올해 5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에스에프에이가 올해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2089억원 중 이차전지 장비 비중이 50%에 달했다. 에스에프에이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매출액뿐 아니라 수주잔고까지 이차전지 장비 부문이 크게 늘었다”며 “디스플레이에 이어 이차전지 장비 등 다변화한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일굴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이 이차전지 장비를 신사업으로 주목하는 것은 관련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이차전지 시장 규모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20년 461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3517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8배로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공정은 유사한 부분이 많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을 이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 사이에선 진입장벽이 낮으면서도 성장성도 높아 이차전지 장비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