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0.7%로 집계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심했던 작년 3분기(0.3%) 이후 0%대 성장률이지만 우크라 사태,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데일리가 10명의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0.5%(중간값)가 예상됐는데 이보다 더 높은 숫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3.1% 성장했다. 작년 3분기, 4분기에 각각 4.0%, 4.2% 성장했던 것에 비해선 성장세가 둔화됐다.
|
수출 성장세를 소비와 투자가 모두 갉아먹었다. 소비(민간·정부)의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 0.2%포인트를 기록했고 설비·건설투자는 각각 -0.4%포인트 성장률을 떨어뜨렸다.
오미크론 확산에 민간소비는 0.5% 감소해 1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 오락문화·운수·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감소했다. 정부 소비는 물건비가 늘어났으나 백신 접종이 줄어들면서 사회보장현물 수혜가 감소하는 바람에 전분기와 보합 수준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운송장비가 모두 줄어 4.0% 감소했다.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을 중심으로 2.4%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정부 주도 하에 건설투자가 2.9% 반짝하고 살아난 것을 제외하면 작년 2분기(-2.3%), 3분기(-3.5%)에 이어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함에 따라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에 달한 반면 정부는 -0.6%포인트로 쪼그라들었다.
제조업은 수출 호조에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4% 증가했다. 농림어업도 축산업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0.6%, 0.1% 감소했다. 서비스업이 전기비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했던 2020년 2분기(-0.8%) 이후 처음이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비 0.6% 증가하는 데 그쳐 성장률(0.7%)보다 낮았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교역조건이 나빠진 영향이다. 그나마 작년 3분기(0.3%) 이후 2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