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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네 편, 내 편’… 두 갈래로 나뉜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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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 기자I 2020.09.01 05:30:00

이커머스 지각변동②
홈플러스·GS프레시몰·현대百, 네이버 장보기 입점
온라인 경쟁력 밀려… 4000만 회원 네이버 편승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 ‘경쟁 vs 맞손’ 고민

네이버는 홈플러스와 ‘장보기’ 서비스를 제휴, 홈플러스 온라인몰 2만3000종 전 상품을 ‘전국 당일배송’한다. (사진=홈플러스)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이커머스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 쇼핑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네이버가 장보기 서비스 도입으로 신선식품 배송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온라인 경쟁력이 약했던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이 대거 네이버에 편승한 상황이다. 선두권 이커머스 업체들은 지금까지의 출혈 경쟁에 더해 ‘네이버 연합군’과 전면전을 펼칠 것인지, 적당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이커머스별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혜택. (그래프=김정훈 기자)
◇ 4000만 회원 등에 업은 ‘네이버 장보기’ 연합군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일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운영해온 ‘동네시장 장보기’를 개선한 서비스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마트를 비롯해 GS리테일의 슈퍼마켓 온라인몰 GS프레시몰이 합류했다. 현대백화점 식품관도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자리를 잡았다.

입점 업체들은 모두 자체적인 온라인몰을 보유하고 있지만 네이버 입점을 택했다. 네이버의 플랫폼 지배력 때문이다. 네이버는 회원 수만 40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플랫폼이다. 네이버 플랫폼에 안착하면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더라도 4000만 명의 예비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유통 업계에서 네이버의 파급력은 여타 이커머스를 압도한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거래액(쇼핑, 디지털콘텐츠 외 온라인 및 오프라인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20조 9249억원에 달한다. 쿠팡(17조 771억 원)과 이베이코리아(16조 9772억 원) 등 이커머스 강자를 웃돈다. 그만큼 네이버를 이용해 쇼핑을 하는 인구가 많다는 방증이다. 자사 몰에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입점이 효율적이다.

여기에 네이버 입점으로 소비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도 높아졌다. 각 유통업체의 자사 몰을 이용하기 위해선 별도로 회원가입 절차를 밟고, 결제 수단도 따로따로 등록해야 한다. 반면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네이버 아이디(ID)만으로 입점 업체의 모든 상품을 살 수 있고 네이버페이로 간편한 결제도 가능하다.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고객 수 및 매출 증대 측면에서 네이버 입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첫해에만 연간 160만 명의 온라인 고객을 모으고 10% 이상의 추가 매출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라며 “홈플러스만의 단독 상품을 선보이고 신선식품 콜드체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네이버와 홈플러스 양사 간 제휴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네이버 연합군’의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으로 네이버와 쿠팡의 전면전이 본격화했다고 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 시장은 단순한 플랫폼 영향력을 넘어 소비자의 빅데이터 가공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로서는 네이버와 손을 잡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페이 결제 금액 추이. (그리프=이동훈 기자)


플랫폼 패자(覇者) 네이버 두고 장고 들어간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네이버 장보기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시장을 단시간 내 뒤흔들진 못할 것이라고 봤다. 당장 홈플러스와 GS프레시몰 상품을 한꺼번에 배송받을 수 없다. 무료 배송도 각 업체 별 최소 구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평소 즐겨 쓰던 기존 이커머스 업체 대신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셈이다.

단, 장기전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의 간편 결제 서비스보다 네이버페이의 할인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비중을 두는 소비자들일수록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6년 2분기 1조원 수준이던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지난 2분기 6조원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네이버는 장보기 서비스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결제금액의 3%, 유료 회원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7%를 포인트로 고객에게 돌려준다. 반면 쿠팡의 자체 간편 결제 서비스인 ‘쿠페이머니’로 결제할 때 적립 받을 수 있는 금액은 구매액의 1% 수준에 그친다. 마켓컬리에서는 구매금액의 7%를 적립 받으려면 전월에 100만원 이상을 써야 한다.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들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연합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할인율을 높이는 등 프로모션에 나서야할 유인이 커졌다. 다만 이커머스 업체 대다수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인 혜택을 무작정 키우기는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기존 선두업체들이 네이버와 각을 세우기보단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 지위를 노리고 있을 뿐 직접 물류를 담당하진 않기 때문에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과 경쟁 구도로 바라 봐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들도 네이버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굳이 입점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는 플랫폼 업체라 되도록 많은 업체를 들이는 것이 곧 핵심 역량 강화”라면서 “네이버 입장에서는 장보기를 최대한 활성화해 쓱닷컴과 마켓컬리, 쿠팡까지 숍인숍(Shop in Shop)으로 유인하는 전략이 최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네이버 장보기 효과가 커져야 쓱닷컴, 쿠팡 등도 네이버에 입점할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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