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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그룹의 이같은 성장 덕분에 이경수 회장(71)의 연구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코스맥스를 ODM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일본과의 기술제휴 대신 자체 연구소를 키웠던 이 회장의 선견지명이 지금의 코스맥스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서울대 약대를 나와 동아제약을 거쳐 대웅제약에서 마케팅 담당 전무를 지낸 후 1992년 코스맥스를 창업했다.
코스맥스의 사상 최대 매출 달성은 국내 화장품 시장이 그리 좋은 여건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크다. 코스맥스그룹의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7% 증가한 5055억원을 기록했다. 유커(중국관광객) 감소, 중국 정부의 국산 화장품 제재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화장품은 코스맥스 그룹을 이끄는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코스맥스를 세계적인 화장품 ODM 회사로 만든 원동력 중 하나는 연구혁신(R&I)센터다. 코스맥스는 총 5개의 R&I 센터와 8개의 연구실, 23개의 팀과 연구경영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화장품의 새로운 제형 기술, IT 융합 기술 제품 등이 탄생하고 있다.
특히 코스맥스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분야를 구분해 운영하는 여느 업체들과 달리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부서를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부서 사이 시너지가 극대화되며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기능을 융합한 ‘CC크림’, ‘안색크림’ 등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여성들 사이에서 새로운 화장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최근 여성들의 필수 화장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1조원 매출 돌파로 코스맥스는 세계 1위 화장품 ODM 업체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코스맥스는 창립 초기부터 수출 우선 정책을 펼쳐왔다. 특히 중국에서의 성장은 코스맥스의 성장동력을 손꼽힌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 역시 이 회장의 빠른 결단력 덕분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코스맥스는 중국 진출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며 만들어낸 기회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제대로 된 화장품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중국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중국인들이 화장품을 사용하기 시작할 때 중국에 진출하면 이미 늦다는 이 회장의 생각 때문이다. 2004년 설립한 코스맥스차이나는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매년 4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기 둔화에도 코스맥스의 중국 매출은 전년대비 32% 증가한 2839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내수 고객사에 신제품 공급을 늘리고 기초와 메이크업, 마스크팩 등 여러 분야에서 히트상품이 탄생한 덕분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상하이 색조 전용공장을 준공하며 중국에서 또 한 번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외에도 코스맥스는 화장품 ODM 업계 중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아시아부터 유럽, 미국, 아프리카에까지 한국산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화장품 회사에 공급해 글로벌 히트상품이 된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세계 1위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 그룹에 아이섀도를 공급했으며 전세계에 5000만개 이상이 팔린 젤 타입 아이라이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코스맥스그룹은 올해도 20% 이상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은 더 확고히 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경쟁력은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법인의 지속적 성장으로 인한 생산규모(CAPA) 확장 △글로벌 SCM 운영 효율화 △상하이 신규 색조공장 본격 가동 △미국법인의 대규모 신규 물량 본격 생산 △인도네시아의 할랄 화장품 생산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