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트럼프 랠리가 마침내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L자형 침체’를 겪을 것이란 예상을 비웃듯,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역사상 첫 2만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든 주가가 올랐다.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하겠다는 말에도 시장은 환호했고, 규제 완화 움직임에 금융주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연출했다. 환경파괴 논란이 뜨겁게 일었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사업과 키스톤 XL 송유관 등 2대 송유관 신설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을 때도 뉴욕 주식시장은 ‘환경보다 산업을 먼저라는 신호’라며 반겼다.
하지만 이번엔 반응이 확실히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7개 무슬림 국가 국민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자, 전 세계에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곳곳에서 반대시위가 들불처럼 번진다. 참다못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후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삼가한다는 전통을 깨고, 트럼프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다.
뉴욕 주식시장도 화들짝 놀랐다.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22.65포인트(0.61%) 하락한 1만9971.13에 거래를 마치고 2만선 밑으로 내려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79포인트(0.60%) 낮은 2280.90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47.07포인트(0.83%) 내린 5613.71에 장을 마감했다.
이코노믹아웃룩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버나드 바우몰은 “거의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트럼프 정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면서 앞으로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하루 만에 12.67% 상승한 11.92를 기록했다. VIX 지수는 S&P 500 지수가 급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헤지를 많이 걸수록 지수가 높아지는 구조다. 공포지수인 VIX 지수가 상승했다는 건 시장의 급락을 걱정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