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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물가 2년만에 최고…소비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

경계영 기자I 2017.01.24 06:00:00

한국은행,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발표

설 연휴를 닷새 앞둔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이 설 제수 등을 준비하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봉규 인턴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소비자의 체감물가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계란 배추 무 등 신선식품은 물론 국제유가 반등과 함께 휘발유 같은 공산품 가격도 같이 뛰었다.

반면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더욱 어두워졌다. 이 때문에 설 대목은커녕 가계의 지갑도 닫힐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3으로 지난해 12월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석달째 하락이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월 75.0을 기록한 이후 7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 중 주요 지수 6개를 이용해 산출된다. 기준치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으로,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으로 소비자가 본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생활형편에 대한 판단이다.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CSI는 각 2포인트씩 내린 87, 91로 조사됐다.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생활형편이 좋지 않아졌고, 지금과 비교했을 때 앞으로 6개월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현재경기판단CSI 또한 51로 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 34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지금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성제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국정 혼란 등으로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계속된 데다 농축산물 등 생활과 밀접한 관련 있는 품목의 가격이 뛰면서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단위=%, 자료=한국은행


실제 물가 관련 체감도가 큰 폭으로 올랐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지난 1년 동안 물가에 대한 인식은 2.7%로 0.3%포인트 상승하며 2014년 11월(2.7%) 수준을 회복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조류독감(AI) 이후 계란값은 산지 기준 지난해 말 10개당 1551원에서 이달 중순 2190원으로 뛰었다. 배추값은 같은 기간 도매 기준 포기당 2923원에서 3028원으로 올랐다. 상추 가격 또한 4㎏당 7254원에서 9493원으로 급등했다.

신선식품으로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물가수준전망CSI는 7포인트 오른 148로 2012년 3월 14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갈아치웠다. 앞으로 1년 동안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졌다는 얘기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8%로 2014년 9월(2.8%) 당시까지 높아졌다. 2.5% 수준에 머물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한달 새 0.3%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별로는 물가상승률이 3% 이하일 것이라는 응답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물가상승률이 3% 이상 될 것이라는 답은 상승했다. 6%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응답도 6.0%에 달했다.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주요 품목으로는 공업제품(50.3%) 공공요금(50.0%) 농축수산물(48.4%)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의 경우 한달 새 각각 15.7%포인트, 6.8%포인트 응답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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