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돈(65) 한울생약 대표의 남다른 이력이다. 12일 경기 파주시 한울생약 본사에서 만난 한 대표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두 차례나 연거푸 정상에 등극한 비결을 ‘절박함’으로 압축했다.
|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서울 서린호텔. 그는 무작정 호텔 관계자를 찾아 “청소라도 할 테니 머물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이후 1974년 서울 청진동에 서울호텔이 문을 열자 이곳에서 본격적 호텔리어의 삶을 시작했다.
호텔에서 일하려면 외국어를 할 줄 알아야 했기에 밤 12시까지 근무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외국어학원 수업을 듣고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하는 생활을 수년간 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먹고 살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1970년 호텔 청소부부터 시작한 한 대표는 15년 뒤 호텔의 최고봉인 지배인 자리까지 올랐다.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것이 높게 평가받게 된 결과였다.
|
한약재 성분이 들어간 물티슈의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높은 생산원가와 특유의 향이 사업의 걸림돌이 됐다. 결국 사업시작 1년 6개월만에 자본금 대부분을 날렸다.
|
2013년 가습기 살균제를 비롯한 물티슈 화학물질 안전성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이 한울생약엔 기회였다.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은 한울생약 제품들은 오히려 큰 인기를 끈 것. 매출도 급성장세다. 2014년 200억원, 지난해 3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금은 물티슈 분야 국내 2위 제조업체로서 1위 자리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2013년 2%에 불과했던 자체 브랜드 매출비율도 지난해에는 45%까지 올랐다.
현재 한울생약이 내놓는 제품 수는 300여개에 이른다. 한 대표는 “이전부터 조금의 여유만 있으면 재투자에 나섰다”며 성장비결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 “소비자에게는 진심을 담은 물티슈를 계속 공급하고 직원 복지에 각별하게 신경 쓸 것”이라며 “5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상장하는 게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