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를 조사하는 이집트 정부 조사위원회의 한 위원이 8일(현지시간) 사고기 블랙박스에 담긴 조정실 소음이 폭탄 폭발로 인한 것으로 거의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신변상 이유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위원은 지금까지 사고기 블랙박스의 조종실 내 소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신하고 있었으며 “우리는 폭탄 소리였다고 90%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이집트 당국이 발표한 입장보다 한 단계 높은 수위의 발언이다. 그동안 이집트 당국은 폭탄 테러의 근거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해왔으며, 전날 아이만 알 무카담 이집트 조사위원은 여객기 추락 직전 조종석에서 ‘잡음’이 녹음됐으나, 여객기 추락 원인을 결론짓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복수의 미국 정보·군당국 고위 관리들도 러시아 여객기가 폭탄 테러로 이집트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했을 가능성에 점점 무게를 싣고 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은 그동안 줄곧 테러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 한 인터뷰에서 “폭탄이 기내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역시 폭탄 테러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영국과 미국 당국은 정보 수집과 위성사진을 근거로 시나이 반도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 세력의 여객기 폭탄 테러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나머지 10%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조사결과를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해당 이집트 조사위원은 10%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피했지만, 우카담 이집트 조사위원은 연료 폭발이나 여객기 금속 피로, 리튬 베터리 과열 등 가능성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