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하나금융투자는 8월 국내 수출이 장기 박스권(400억~500억달러)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봤으며 원자재 가격 하락과 환율전쟁으로 불황형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두언·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일 “중동 리스크가 부각된 지난 2011년 2월 이후 한번도 깨지지 않았던 수출금액 400억달러가 무너졌다”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무선통신기기와 반도체 등이 선방했지만 유가 하락과 선박 인도 지연 등으로 주력 수출품목 대부분이 부진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8월 국내 수출이 지난해 보다 14.7% 감소한 37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수출은 그동안 400억~500억달러 범위에서 박스권을 유지해왔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수출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를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꼽았다.
또 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리스크를 감안하면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제한적”이라며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국내 대외부문의 불황형 흑자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 무역특화지수는 최근 들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수출 금액이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금액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환율전쟁 심화도 언급했다. 그는 “ 최근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 가치가 상승(엔 캐리 자금 회수) 하고 있지만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로 일본 경기가 점차 탄력을 잃는다면 언제든 일본은행(BOJ)은 추가 완화를 통해 엔저를 재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