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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종편 견제 위해 지상파 민원 정당되나

김현아 기자I 2014.08.03 11:18:45

새정치연합, 종편 견제위해 주파수 원하는 대로 주고 중간광고도 허용?
중간광고 한다는데..'지상파=무료보편=공익' 논리 재검검 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잇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을 배려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경계심이 발동했다는 지적이지만, 방송통신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새정치연합이 다음번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정책 대안 정당으로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월호 심판론’을 뛰어넘는, ‘진영 논리’를 뛰어넘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수십년 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지상파=무료보편서비스=공익’이라는 논리와, ‘방송은 무조건 공익, 통신은 무조건 사익’이라는 생각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종편 견제위해 지상파 올인?

3일 정치권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통해 예전에 결정된 정부정책을 한순간에 뒤엎는 내용의 ‘재난망 주파수 할당과 700MHz대역 활용 방안’이란 보고서를 냈다.

또한 방통위는 내일(4일) 기자회견을 통해 3기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적극 검토와 함께 광고 총량제 도입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주파수 문제의 경우 통신계의 반발은 물론,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이유로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걱정하는 사안이다. 최 장관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700MHz 주파수 중 통신용(40MHz폭) 분배는 지난 방통위에서 결정되지 않았느냐”면서 “갑자기 확 바뀌면 정부정책의 신뢰에 대해 의문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종편에 비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을 받아 왔지만, 종편 외에 새정치연합이 강조하는 중소기업인 중소채널사용사업자(PP)들도 반대 성명을 내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이 중간광고 허용뿐 아니라 주파수까지 들고 나온데 대해 ‘여당은 종편, 야당은 지상파’라는 선명성을 부각하려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00MHz 주파수 보고서를 쓴 안정상 미방위 수석전문위원은 “무료 보편적인 지상파방송사가 (통신에 비해) 공익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의 묵계”라면서 “지상파에 (원하는 대로) 700MHz에서 54MHz 폭을 주되, 유료방송 없이 볼 수 있도록 난시청 해소에 노력하도록 하고,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담보 및 공적책임을 준수할 것 등의 조건을 붙이면 된다”고 말했다.

야권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도 “유료방송에 가입해 지상파를 보는 사람들이 난시청 때문만이겠느냐”면서 “지상파의 무료보편성이 공익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좌)과 최양희 미래부 장관(우). 최 위원장은 얼마전 정부가 통신용으로 할당한 700MHz 주파수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최 장관은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중간광고 한다는데…지상파=무료보편=공익 논리 재검검 해야

그러나 이 같은 단순한 진영 논리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행정행위로 결정한 과거 주파수 결정을 미약한 근거 속에 뒤엎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세계적으로 모두 700MHz는 통신용으로 배분됐는데 우리만 방송으로 가면, 주파수의 효율성은 물론이고 국제표준대역으로 사용해 이를 기반으로 수출하는 중소 통신관련 솔루션 업계의 수출길도 어려워진다”고 걱정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UHD용으로 700MHz 주파수가 필요할 순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상파 요구대로 54MHz폭이 모두 필요한지, 해외 지상파 사례는 어떤지 등은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상파가 요구하는 초고화질(UHD) 전송용 주파수는 54MHz이고 새정치연합 보고서도 54MHz를 모두 주도록 했지만, 주파수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가를 지적한 것이다.

중간광고는 허용해도 주파수는 다르다는 입장도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우리 국민 중 단 10% 만이 유료방송 가입 없이 지상파 방송을 보는 상황과 KBS 수신료를 봤을 때 지상파의 공익성을 무료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SBS의 드라마는 JTBC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JTBC 드라마에 허용된 중간광고는 허용하는 데 찬성하나, 무료 보편성을 이유로 국가 자산인 주파수(700MHz)를 지상파에 모두 주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지상파 방송사 사장 출신인 A씨도 “지상파들의 광고 수익이 줄고 방송장비 교체 시점이 도래해 UHD 주파수를 원하는 상황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공익도 보도 등 프로그램의 공익성이지, 광고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공짜인 공익성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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