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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 정수기' 고장나면 투석은 필수

이순용 기자I 2013.06.20 08:54:14

신장 기능 79~80% 고장나야 적색경보 발령
만성신부전으로 발전 막는 것이 최선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번 망가지면 재생이 어려운 신장병은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만성신부전 환자가 투석을 받고 있는 모급.(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신장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과정에서 발생한 갖가지 오수와 노폐물을 최종적으로 걸러 다시쓸 것은 되돌려 보내고 몹쓸 것은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큼 고장이 나선 이상증후를 느낄 수 없다. 신장기능이 70∼80% 이상 망가져 제기능을 못할 때가 되어서야 적색경보를 발령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장병은 발병하면 회복이 어려운 난치병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일단 발병하면 만성신부전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약물요법과 식사요법을 동시에 실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차도가 없고 치료효과가 한계에 이르면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과 같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는 아직까지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투석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 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석을 할 때에도 몇 가지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각종 후유증으로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의료진은 물론 환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장이식도 최근 들어 성공률이 높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미진한 점이 남아 있다. 정병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김순배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신부전환자에 대한 전문치료 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차이점=투석은 높은 농도의 체내 노폐물을 셀로판막과 같은 반투막을 통해 흐르게 해 노폐물을 걸러내는 것이다.

삼투압원리를 이용해 고농도의 노폐물을 노폐물이 없는 투석액 쪽으로 이동시켜 체내의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게 한다. 이때 몸 밖으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혈액속의 잉여수분도 동시에 제거함으로써 부종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혈액 투석은 투석막이 있는 기계를 이용해 4~5시간 동안 실시한다. 혈액 250ℓ를 거르기 위해선 1분에 500㏄의 무균수를 흐르게 해야 한다. 동맥피를 투석한 다음 정맥을 유입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따라서 4시간 투석에는 총 120ℓ의 무균수가 필요하다. 보통 주 3회 실시한다.

복막투석은 복막 바깥에 포도당 등이 함유된 정상혈액을 성분이 비슷한 무균성 인공체액을 흐르게 하는 방식이다. 배속의 각종 인체기관을 감싸고 있는 공간이 복강이다. 이를 가르고 있는 게 복막이다. 복막이 반투막 역할을 담당, 복강 안의 고농도 노폐물이 복강 밖으로 나오게 유도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게 바로 복막투석이다.

복막투석은 투석백을 차고 다녀야 하며 투석액이 늘 복강에 주입돼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할 수 있다.

혈액투석도 반드시 병원에 가야하고 돌봐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몇 시간씩 침대에 누워 투석을 받아야 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복막투석은 젊고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알맞다. 혈액투석은 혈액이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투여해야 하고 심장이 강해야 한다. 반면 복막투석은 항응고제가 필요 없고 심장이 나빠도 큰 지장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혈액투석은 노폐물 가운데 분자량이 낮은 독소들을 제거하는 효과가 높다. 이에 반해 복막투석은 고분자량의 독소들을 잘 배출시킬 수 있다.

복막투석은 투석 속도가 느리지만 장기적인 효과면에 있어서 혈액투석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점들을 비교해 의사가 정해주는 최적의 투석방법을 택해야 한다.

◆최신 투석치료=기술발달에 따라 혈액투석에 쓰이는 투석막의 여과면적과 투과도가 높아지고 있다. 요독성분과 수분을 제거하는 효율이 그만큼 좋아지고 있다. 투석시간도 짧아지고 투석 중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이 줄어드는 추세다.

복막투석도 자동화되고 있다. 투석액 교환기를 이용해 원하는 투석시간 투석액 저수량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투석액이 교체된다. 투석액을 교체하는 횟수가 하루 한번이므로 야간에는 중도에 잠을 깨지 않아서 좋다.

낮 시간의 활동도 자유롭다. 그동안 혈관투석 시에는 자기혈관을 이용하거나 인공혈관을 이식해 혈액투석기에 연결했다. 이 경우 다른 질병에 감염될 우려가 컸고 정맥혈관이 잘 막혔으나 최근에는 동정맥루 형성술로 이런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

이 수술은 윗 팔뚝에 있는 동맥과 정맥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그 중간에 투석기를 꼽는 방법이다. 정맥은 동맥보다 길이가 가늘기 때문에 정맥 둘레를 인위적으로 3~4로 넓힌 후 연결하게 된다.

◆신장이식=말기의 신부전증 환자가 대상이 된다. 그러나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간염이나 결핵 환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식환자는 인체와 이식장기간의 면역거부반응을 억눌러주기 위해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간염 결핵환자는 이 약으로 인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의학통계자료에 따르면 이식한 신장이 정상기능을 유지, 투석치료가 필요 없게 되는 확률은 이식 후 5년째에 약 80%에 달한다. 10년째에는 60%대로 떨어진다.

이식후 생존 확률은 5년이 92%, 10년 83%로 나타나고 있다. 신장 이식 후에는 감염위험을 주의하고 절제된 생활을 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투석은 빈혈 성기능장애 저혈압 구토 경련 등의 후유증을 겪을 수 있지만 신장이식을 받으면 이 같은 불편은 거의 해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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