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새누리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4.11 총선 참패 이후 안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민주통합당과는 정반대의 태도다. 이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차기 대선 라이벌인 안 원장에 대한 기선제압용 성격이 짙다.
새누리당의 공세는 크게 두 가지에 집중된다. 우선 향후 정치적 행보와 관련, 안철수 원장의 애매모호한 화법을 표적으로 삼았다. 또한 차기 지지율 역시 대중적 인기에 불과할 뿐이라며 파괴력을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하면 지지율 하락 또한 불가피한 만큼 ‘박근혜 vs 안철수’ 맞대결 구도에서 박근혜 우위를 장담했다.
안철수 때리기에는 비대위의 간판 얼굴격인 김종인 전 비대위원과 이준석 비대위원은 물론 친박계 중진인 이한구 의원이 직접 나섰다.
김종전 전 비대위원은 17일 CBS라디오에 출연, 안 원장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본인이 직접 선언한 것도 아니고 희망사항을 얘기하는데 논평할 가치가 있냐”며 “애매모호한 말을 자꾸 해서 국민과 정당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결코 옳은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그 사람이 야권단일후보로 출마를 하게 되면 (박근혜 위원장과) 팽팽한 싸움을 할 수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안 교수가 제3의 세력을 만들어 대권에 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소리”라고 못박았다.
아울러 “안철수 교수의 대통령 후보 자질에 대해 지금 아무도 제대로 된 평가를 안 하고 있다”며 “(박근혜 vs 안철수) 일대일 구도가 된다고 해도 박근혜 위원장이 큰 위협을 받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이 비대위원은 “지금 안철수 교수는 이미지만 있는 상황 아니냐”며 “과거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던 고건 전 총리같은 분들은 무색무취하다. 무색무취한 화합형 리더십이라는 게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정치를 시작하면 어떤 이슈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져지는 과정에서 안철수 교수님이 대답하는 것에서 조금씩 검증받을 것이고 (지지율은) 깎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박계 4선 중진인 이한구 의원도 “안철수 원장이 대학 순회하면서 젊은 사람들 위로한다고 문제가 풀리나요.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혹평하고 “좌파정당하고 연대를 하면 안 교수의 정체가 좀 더 분명히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정체성까지 문제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