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금융감독원은 올해 유럽 재정위기 등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은행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등 금융회사들의 손실흡수 능력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펀드와 변액보험, 주가연계증권(ELS) 등 소비자 피해가 많은 5대 테마를 지정해 미스터리 쇼핑을 확대하고, 테마주 선동과 대출사기, 보험사기,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 6일 국·실장급 이상 전 간부진이 참석하는 확대연석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5대 감독 목표와 15개 중점과제를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5대 감독 목표로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 ▲서민·중소기업 보호 ▲금융선진화를 위한 감독시스템 혁신 ▲국민·시장과 함께하는 열린 금감원상(像) 정립 등을 꼽았다.
우선 금감원은 유럽 재정위기 등 대내외 여건 악화에 대비해 금융회사가 외화유동성을 철저히 관리하고,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는 등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최근 국내 은행들에 '자본적정성 5개년 운영계획'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향후 5년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목표치를 정해 철저하게 관리해달라는 주문이다.
은행들이 자본비율 목표치를 맞추려면 지주회사에 대한 배당이 어려워지는 만큼 대내외 경제불안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무리한 고배당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금융권의 불합리한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펀드와 변액보험, 주가연계증권(ELS), 랩(Wrap) 상품, 신용카드 등 상습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5대 테마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도 확대 실시한다.
금감원은 아울러 서민·중소기업 보호를 위해선 테마주 선동과 대출 사기, 보험 사기, 보이스피싱 등 4대 불법 금융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하는데 힘쓸 예정이다.
현행 금융감독시스템도 금융권의 지배구조 선진화와 사회책임경영 기반 조성을 유도하고,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 및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마지막으로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감독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금융소비자와의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올해 감독방향은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설정했다"며 "대내외 여건 악화가 금융회사의 부실로 전이되지 않도록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서민·중소기업 보호에 감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