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정부가 집값 바닥론에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용섭 건교장관은 지난 16일 "최근 집값바닥론 버블붕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근거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이라며 "강남3구의 경우 작년 9월-12월까지 13.2% 올랐지만 올 1월-4월까지 2% 밖에는 떨어지지 않았다" 말했다.
서종대 건교부 주거복지본부장도 15일 "집값은 현재 하향안정세로 돌아서는 변곡점 주변으로 이제 막 하락하기 시작한 집값에 대해 `더 떨어지면 부담이 된다`거나 `이제 집값은 바닥을 쳤다`는 주장은 매우 섣부르고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이제 막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벌써 바닥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보다 30-40%는 더 떨어질 것(5월16일 이춘희 건교차관)이라고 주장했다.
"집값이 불안한 안정세가 아니라 완전한 하향 국면에 진입했다"(5월2일 이용섭 건교장관)고 자신했던 정부가 보름만에 돌변한 것은 집값 하락폭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한쪽에서 `지금이 매수타이밍`이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조바심을 내는 이유다.
시장(투기세력)과의 심리전에서 밀리면 집값 안정기조가 흔들릴 수 있고, 내달 발표를 앞두고 있는 분당급신도시가 집값 바닥론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이용섭 건교장관은 "올해만 집값이 안정되면 향후 5년 이상은 하향 안정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해 왔는데 공염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당국의 구두개입만으로 집값이 잡힐리 없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 수 있다. 8.31대책 발표때 정부는 `투기는 끝났다`고 장담했지만 집값은 그 때보다 30-50% 더 올랐다.
정부는 말보다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을 정교하게 짜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예컨대 분당급 신도시가 시장 불안요인이 된다면 발표 연기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집값의 적정수준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정부는 집값이 안정될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제대로 운용만 하면 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