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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생산은 2021년 하반기부터 견조한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들어 크게 위축됐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8.5%까지 증가해 정점을 찍었으나 올해 2분기 2.3%, 3분기 1.9%로 내려앉았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등에서 둔화세가 뚜렷하다. 2021년 4분기부터 대부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숙박·음식점업은 올해 2분기(-2.7%)로 7개 분기 만에 감소 전환한 뒤 3분기(-4.7%) 낙폭을 더 키웠다. 도소매업도 2분기 1.1% 감소해 9개 분기 연속 증가세가 끊겼고 3분기(-1.9%)에는 더 크게 위축됐다. 지난 10월로만 좁혀 보면 숙박·음식점업은 전년 동월 대비 5.2% 줄었고, 도소매업(-3.7%)은 2020년 8월(-6.4%)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민간 소비가 둔화하는 흐름은 이미 재화 부문에서 두드러지는 상황이었다.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줄며 역대 최장 기간 감소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10월에는 의복 등 준내구재(-4.3%)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5.2%),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1%)에서 모두 줄어 1년 전보다 4.4%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 산출돼 단기 동향 분석에 주로 활용되는 계절조정지수 기준으로 봐도 내수 활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10월 서비스업 생산 계절조정지수는 115.0으로 전달(116.1)보다 0.9% 감소해 5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준내구재(4.3%)와 내구재(1.0%)에서 늘었으나 비내구재(-3.1%)에서 줄어 0.8%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올해 4월(-0.4%·-2.6%) 이후 6개월 만이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지갑을 닫는 주요 원인은 고금리·고물가에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가계 실질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추세를 보이는 데다가, 장기화되는 고금리 기조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소비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나 내수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많이 느려지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물가 상승률은 앞으로 낮아지겠지만 고금리의 영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어 수출이나 설비투자에 비해 내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화·서비스 소비가 동반 위축돼 내수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이미 코로나19로 침체를 겪었던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경영 상황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과 내수 제고를 ‘투 트랙’으로 놓고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2월 동행축제 개최, 소상공인 금리부담 경감 등 취약부문 중심의 내수 활력 보강을 추진하고 분야별 물가관리, 슈링크플레이션 대책 등 민생 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