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등산을 다녀온 후로 계속 소화가 안되고 복부 불편감과 변비가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특별히 이상소견이나 기질적 원인이 없어 과도한 추위에 장시간 노출돼 과격한 활동을 할 경우 위장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식사 후 앉아만 있거나 누워만 있으면 위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은 익히 들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도 소화불량을 부를수 있다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
김 씨처럼 한파에도 불구하고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덩달아 소화기능 장애도 증가했다. 이는 식후 곧바로 과도한 활동을 하는 경우 팔과 다리의 근육에 전달되는 혈액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으로의 혈액순환이 줄어들어 오히려 일시적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겨울철 낮은 온도가 소화기능 떨어뜨려
갑작스런 한파로 한낮에도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간헐적인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소화불량은 식후 상복부 중심의 통증, 복부 팽만감, 트림,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12월과 1월에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봄철에 비해 평균적으로 1만 명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낮은 온도가 위장장애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신체는 생명에 가장 중요한 뇌와 심장에 우선적으로 혈액을 보내게 되는데 이때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은 이전보다 줄어들어 소화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위와 대장 운동을 조절하는 몸의 자율신경계는 온도변화에 민감한데 기온이 낮아지면 자율신경계가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실내외 온도차가 신체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소화계통의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와 함께 겨울철 급격한 활동량의 감소로 인해 위장 기능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소화 효소 분비가 줄어드는 것도 원인이다. 장 속에는 몸 속 면역세포의 70% 이상이 존재하기 때문에 위장이 좋지 않으면 면역력도 떨어지게 되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강추위 속 소화기질환 예방하려면
매서운 추위에 소화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배 부위에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따뜻한 옷차림을 해야 하고, 식사 직후 곧바로 과도한 활동을 하기보다는 20~30분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산책이나 스트레칭 등 가벼운 활동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에 의한 소화불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로 들어와선 바로 전열기구 등을 이용해 몸을 갑자기 녹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몸의 온도를 올리고,외출 전에는 충분히 몸을 풀어줘 갑작스러운 온도변화에 몸을 대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유리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평소 소화불량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열량이거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한 두부 요리나 소화효소가 풍부한 파인애플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된 후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에는 위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몸을 충분히 녹인 후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 겨울철 바이러스 장염도 주의해야
겨울철 추위에 따른 소화기능 장애와 함께 조심해야 하는 것이 바로 바이러스 장염이다. 바이러스는 외부활동이 줄어들고 밀폐된 공간에서 실내 생활이 늘어나는 겨울에 활발하게 활동한다. 겨울철 장염의 주범인 노로 바이러스는 저온에서 잘 번식하며, 얼음 속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 식재료나 음식물에 기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거나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물건을 접촉함으로써 쉽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노로 바이러스는 소량의 바이러스만으로도 쉽게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으며 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에 오심, 구토, 설사의 증상이 나타난다. 노로 바이러스 감염예방을 위해서는 손씻기가 가장 중요한데, 화장실 사용 후, 식사 전, 음식 준비 전 필히 손을 씻고, 음식을 완전히 익혀 먹거나 야채 및 과일은 깨끗이 씻어 섭취하는 것이 좋다.
◇ 한파속 소화기질환 예방수칙
1 감염성 질환 예방 위한 손씻기 등 개인 위생 관리 철저
2 적당한 신체활동과 식후 가벼운 활동
3 맵고 자극성이 심하거나 고열량 및 고지방 음식 섭취 자제
4 평소 빨리 먹는 습관개선 및 과식 줄이기 - 음식을 오래 씹고 식사는 천천히 한다.
5 실내 외 급격한 온도차를 줄이고 실외 활동시 방한 용품을 적절히 활용
6 체온관리 능력 떨어지는 소아, 노약자, 임산부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