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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머스크가 지난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그는 트위터 경영진에 주당 54.20달러(약 6만 6530원), 총 430억달러(약 53조원)에 트위터 지분 전체를 사들이는 적대적 M&A 인수를 제안했다.
이에 대응해 트위터 이사회는 전날 포이즌 필을 시행하기로 했다. 포이즌 필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늘려 적대적 M&A에 나선 측을 견제할 수 있다.
그러나 ‘독약’이라는 이름 그대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되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아울러 기준 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를 내 무능한 경영진을 쫓아낼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자칫 M&A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만큼,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회를 비판하는 팔로워들의 의견에 답변을 달면서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회가 인수와 관련해 부적절한 방법을 동원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동조하고 나섰다.
벤처캐피털 업체 크래프트벤처스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색스는 “만약 게임이 공정하다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 조작됐다면 그가 트위터를 살 수 없는 어떤 이유가 생길 것이다. 우리는 (트위터 이사회의) 부패가 얼마나 깊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머스크는 이에 “정말 그렇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전날에는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것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찬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아직 대중의 신뢰를 얻을만한 (구체적) 방법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대중들로부터 그가 트위터 인수해야 한다고 확신시키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