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이후 110엔대 초중반 박스권 흐름을 이어온 엔-달러 환율은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120엔대로 올라섰다. 공급망 차질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일본은 무역적자가 심화됐다. 여기에 미국은 인플레에 대응해 연방준비제도(Fed) 긴축 가속화 우려까지 더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엔저 영향은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봤다. 엔저의 악영향은 지난 2010년대 초반과 같이 대외 수요 개선이 미진하고, 원화의 차별적 강세가 동시에 충족되는 경우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과 선진국 긴축 가속화 등으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화 역시 엔화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강세 전환이 어렵다”면서 “연준발 긴축 가속화 경계로 인한 강 달러,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 우려에서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하반기까지 엔저가 장기화될 경우 업종별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 철강, 기계, 자동차 등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수준이거나 추가로 확대된 산업의 경우 특히 피해가 있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대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정부 및 민간 차원의 투자 집행이 지연되는 점 역시 철강, 기계 등 업종의 피해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면서 “다만 전방 수요가 양호한 석유, 자동차 업종은 피해가 제한될 수 있는데 석유 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자동차는 점진적인 공급망 차질 완화로 공급자의 가격 협상력이 우위에 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