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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의 하락과 국채금리 숨고르기에도 위험선호는 부진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와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의 부채 한도 유예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에 영향을 받으며 일제히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94% 하락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30% 가량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4% 하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뉴욕증시 하락은 미국의 외국 기업 규제 강화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는 감독 당국의 회계 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외국기업의 주식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외국회사문책법’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퇴출 위기에 놓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급등세를 멈추고 하락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23포인트 하락한 93.80를 기록해 94선을 밑으로 내렸다. 같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 때 1.5%대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뉴욕증시 종가 수준인 1.482%를 기록하면서 1.4%대를 기록하고 있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부채한도 유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단 점도 달러화 약세에 일조했다. 미 하원은 지난달말 부채한도를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처리했지만, 미 상원 내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전일 백안관 연설을 통해 “공화당이 무모하고 민망한 반대를 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자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다만 국내증시의 외국인 투자자 심리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낙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Evergrande)그룹의 주식 거래가 홍콩 시장에서 중단되는 등 중국발(發) 악재가 남아 있는 영향도 크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일에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030억원, 970억원 가량 팔았다.
이에 따라 오늘 환율은 달러화 약세에 따라 하락 출발한 뒤 역내외 롱스탑, 이월 네고 유입에 하락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으나 국내 증시 부진과 결제수요 유입에 막혀 1180원대 초중반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