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G20 회의간 홍남기, 삼성전자 낼 디지털세 “20%부터 논의”(종합)

이명철 기자I 2021.07.11 10:44:08

“규모 큰 한국기업 한두개 들어가…20~30% 컨센서스”
“6500억달러 저소득국 지원, 기후변화 대응에도 써야”
회원국들 세계경제·보건·국제금융·경제정책·조세 등 논의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삼성전자나 애플, 구글 등 글로벌기업들이 매출발생국에 내는 디지털세와 관련해 “(초과이익률에 대한 과세권을) 20%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그린·디지털경제로 전환을 위한 인프라 투자와 종합적인 기후 변화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홍남기(화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르세날레 회의장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제3세션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글로벌기업, 통상이익 10% 초과분에 디지털세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위해 이탈리아 베니스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디지털세는) 앞으로 3개월 논의가 중요하고 합의가 되면 적용은 2023년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9~10일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회의 이후 1년 5개월만에 처음 열린 대면회의다.

디지털세는 온라인 플랫폼 등의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과세 기준인 공장 등 유형자산이 없어 세금을 내지 않는 현재 국제 조세체계를 개편하는 제도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지난 1일 필라1(매출 발생국 과세권 배분)·필라2(글로벌 최저한세율 도입)의 핵심내용에 대한 합의를 추진했다.

필라1은 연결매출액 200억유로(27조원), 이익률 10% 이상 기준을 충족하는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 대해 통상이익률 10% 초과 이익의 20~30%에 대한 과세권을 시장소재국에 배분키로 했다.

홍 부총리는 과세권에 대해 “(과세 대상이 되는) 100대 기업이 없는 국가는 높을수록 좋고 많이 들어가는 국가는 낮으면 좋은데 우리는 규모가 큰 한두개 기업이 들어간다”며 “20~30%에 대해서는 컨센서스가 이뤄졌으니 우리는 20%부터 시작하는게 좋다고 이야기했는데 정답은 없고 3개월간 집중 논의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기업 중 디지털세 대상에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이 납부하는 법인세가 상당한 만큼 해외에 내는 세금이 늘어날수록 한국 입장에서는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우리 정부측은 국제 사회에서 논의 중인 과세율 중 최저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G20 회의 세션 발언을 통해 “세부방안 논의가 10월까지 예정된 만큼 합리적인 세부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각국 정부는 조세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의 혼란과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적응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한 저소득국 지원을 위한 6500억달러 규모의 재배분(SDR)의 활용안도 나왔다.

홍 부총리는 “저소득국가 지원만 하지 말고 한 덩어리를 더 만들어 1000억달러 규모의 트러스트 펀드를 통해 기후변화 등에도 쓰자고 (이야기가 나왔다)”며 “국가간 이해가 다른데 우리도 긍정적인 의견을 냈고 (펀드를) 만드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다수 회원국들은 저소득국 지속 지원을 위한 채무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채무정보 공개 논의를 계속하고 선진국 공여 SDR 활용 방안도 IMF가 빠른 시일내 마련해주길 촉구했다.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를 위한 탄력적 정책대응 인정 확대 등 국제기구간 일관성 확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아르세날레 회의장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세계경제 불균등 회복, 확장적 정책 지속해야”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균등한 회복, 보건 위기 등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하며 확장적 거시정책 지속, 공평한 백신 접근성 강화 필요 등에 공감했다.

세계 보건시스템 개선을 위한 고위급 독립패널(HLIP)의 검토 결과를 환영하며 후속 작업을 촉구했다. HLIP는 팬데믹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며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원 조성, 후속조치 마련을 위한 워킹그룹 운영 등을 제안했다.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팬데믹 위험 증가, 기후 위험 현실화, 디지털경제 가속화 대응을 위한 3가지 연계가 필요하다”며 선진국과 개도국 정책 연계, 경제·사회적 접근간 연계, 정부와 민간간 연계를 제안했다.

회원국들은 세계 경제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그린 경제 전환을 제시했다. 홍 부총리는 발언 기회를 통해 “그린·디지털 경제로 전환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중요하다”며 “기후 대응에 있어 기존 제도와 정합성, 성장·고용·분배 영향 등 종합적 관점과 미시정책 조화, 출구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험 등 재무정보 반영을 위한 공시 제도 개선과 개도국 녹색경제 전환을 위한 국제기구 역할, 비은행금융기관, 단기자금시장 복원력·회복력 강화 방안 등도 논의했다.

하편 정부는 10월부터 G20 재무장관회의, 정상회의, COP26 등이 예정된만큼 G20의 주요 의제에 대해 우리 입장을 마련,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디지털세의 경우 배분율·최저세율 등 주요 쟁점에 대해 국익의 관점에서 구체적 내용 설계를 위한 실무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