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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회사는 데이비드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기로 했다. 방대한 미디어 라인업을 가진 AT&T와 다큐·리얼리티 왕국으로 불리는 디스커버리가 힘을 합쳐 넷플릭스, 디즈니와 어깨를 나란히 할 회사를 만든다는 목표다.
외신 등에 따르면 AT&T는 워너미디어를 기업 분할한 뒤 디스커버리와 합쳐 새로운 미디어 회사를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새로 만들어질 회사 가치는 부채를 포함해 최대 1500억 달러(약 17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외신과 업계의 관측이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상호 보완적인 두 회사의 콘텐츠를 하나로 묶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새 회사는 글로벌 OTT 시장을 이끌어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워너미디어 전신인 타임워너를 850억 달러(약 97조원)에 인수한 AT&T는 TV 시장이 스트리밍 시장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해 고전을 금치 못했다. 이번 디스커버리와의 의기투합은 사실상 ‘최후의 승부수’를 띄웠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워너미디어는 보도채널로 유명한 CNN과 유료 드라마채널 HBO, 시네맥스, TNT, TBS와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를 보유하고 있다. 디스커버리도 동명 케이블채널과 애니멀플래닛, HGTV 등을 소유하고 있다.
유력 채널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아직 후발주자다. 워너미디어의 HBO맥스 구독자는 6400만명, 디스커버리+ 구독자는 1500만명으로 2억명이 넘는 넷플릭스나 출범 1년여 만에 1억 명을 돌파한 디즈니+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합병을 두고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와 디즈니와 정면 대결에 나섰다는 분석이 많다. 재슬라브 디스커버리 CEO가 “양사의 미디어 자산이 함께 함으로써 더 가치 있어질 것”이라는 말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워낙 큰 규모의 M&A다 보니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작업 마무리는 2022년 중반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신생 합병회사의 지분 71%는 AT&T 주주들이, 나머지 29%는 디스커버리 주주들이 각각 보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