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분 힘들지요? 필요성을 느끼지요? 이제야 다른 정치인들은 따라하려고 용쓰네요”라며 기성 정치권 후보자들이 내놓고 있는 공약들이 자신이 주도해온 파격적인 정책 공약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허씨는 “하지만 나의 길목전법에 걸려든 것”이라며 “기성 정치인들이 허경영의 가장 큰 홍보요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씨가 최근 정치권에서 다시 언급된 것은 국민의힘 후보들인 나경원 전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 사이 설전 때문이었다. 나 후보의 신혼부부 1억7000만원 지원 공약에 대해 오 후보가 문제를 지적하면서 ‘허경역식 공약’ 비유까지 나온 것이다.
오 후보는 나 후보 공약에 대해 “대충 계산해도 5조원은 족히 소요될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셈인가. 나경원인가 나경영인가”라고 비난했다. 대통령 선거 등에 나설 때마다 전국민, 신혼 부부에 대한 고액의 지원금 공약을 내거는 비현실성 때문에 오히려 주목받은 허씨와, 지원 내용이 다소 모호하게 서술된 나 후보 공약이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이다.
나 후보는 입장문을 내 오 후보 비판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나 후보는 “품격과 원팀정신,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고 요구했다.
내부 경선 과정에서 나오는 흔한 ‘경쟁 상대 흠집내기’로 보이지만,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데는 선거를 앞두고 공약 경쟁이 치열해진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약이 등장하면서 실현 가능성, 근거 등을 두고 갑론을박도 치열하게 오가는 모습이다.
주말 사이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부 부동산 정책을 “팥앙금 없는 붕어빵”이라며 구체성 결여를 들어 비판하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셀프 디스”라며 안 대표 부동산 공약이야말로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고 비판하는 일도 있었다.